Page 69 - 대한사랑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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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곡옥은 해를 상징하는
원형 옥기, 그리고 다양한 동물 형상의 옥기들
과 함께 천제의식에 사용되었으며, 삼라만상의
생물종을 포괄하는 생태학적 세계관을 담고 있 KBS 역사스페셜 <만주대탐사, 제5의 문명 요하를 가다>
(2009.8.29. 방송) 중 한 장면
다.
옥기에 나타난 곰, 돼지, 부엉이, 자라, 벌레,
사슴, 물고기 등의 형상은 단순한 토템적 상징 산문화는 단절된 고대 유산이 아니라, 고조선적
이 아니라, 홍익인간 이념의 실천을 위한 생태철 통치이념과 제의 전통의 출발점으로서 해석될
학적 상징 체계로 보아야 한다. 특정 동물에 편 필요가 있다.
중된 토템론적 해석은 제천 문화의 복합성과 고 결론적으로, 홍산문화는 환웅천왕이 통치한
도의 종합성을 간과한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옥 신시고국의 정치·종교·철학이 총체적으로 응축
기들은 지속가능한 생태계, 생명의 다양성, 인간 된 문화복합체로 평가할 수 있다. 이 문화는 단
과 자연의 공생관계를 상징적으로 구현한 것으 지 유적군이 아니라, 태양을 신으로 숭배한 천
로, 환웅의 이념이 단지 인간 중심이 아니라 자 손의 국가, 제천의식으로 통치를 정당화한 제정
연 전체를 이롭게 하는 지구공동체적 윤리였음 일치체제, 생태계 전체를 아우른 홍익인간의 실
을 입증한다. 천윤리를 포괄한다. 천제단·옥기·적석총·신화
신시고국의 제천의식은 후대 고조선, 부여, 고 적 서사는 이 모든 철학과 세계관을 시각적·물
구려 등의 국중대회나 동맹(東盟) 등으로 제도화 질적으로 구현한 결과물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되어 계승되었다. 특히 고구려의 장군총과 같은 신시고국을 상상적 전설이 아닌 역사적 실체로
적석총은 피라미드형 구조이나 꼭대기가 평평 재구성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홍산문화
하며, 신단이 설치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에 대한 기존의 중국 중심주의적 해석에서 벗어
는 노천형 천제단에서 전각형 천제단으로 발전 나, 이를 한민족 고대국가의 기원 및 제천문화의
한 양상으로 해석되며, 제천의식 전통의 시간적 원형으로 위치 지우는 해석 틀을 제공하는 데
연속성과 공간적 확장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홍 그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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