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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의 ‘역사의 창’ ] 남북한이 바라보는 ‘임나=가야’설

광주일보 2019.06.20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1월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가야사 복원’에 대해 언급했다. 가야의 강역은 경상 남·북도보다 넓었다면서 가야사 복원이 ‘영호남의 벽을 허물 수 있는 좋은 사업’이니 정책 과제에 포함시키라고 지시했다. 물론 문 대통령은 고대 가야사 복원과 영호남 화합이란 좋은 취지로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가야사 복원이 영호남 화합이란 목적에 부합하는지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게다가 일본 제국주의의 한국 점령 논리였던 ‘임나일본부설’과도 관련이 있다. ‘임나일본부설’이란 고대 야마토왜가 4세기 후반부터 6세기 후반까지 한반도 남부의 가야를 점령해서 임나일본부를 설치하고 지배했다는 이야기다. 

북한의 가야사 연구자 조희승은 ‘임나일본부설 해부’(평양출판사, 2012)에서 ‘임나일본부설’을 ‘대표적인 사이비 학설’이라고 비판하면서 “임나일본부설을 일명 ‘임나설’이라고도 한다”라고 말했다. 임나설이란 가야가 임나라는 ‘임나=가야’설을 뜻한다. 조희승은 임나일본부설을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가야국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여야 할 것’이라면서 가야사부터 서술하고 있다.

북한은 가야 영역이 가장 넓었던 서기 3~4세기의 강역을 “북으로는 락동강의 상류 지역인 상주와 선산 일대, 서쪽으로는 소백산 줄기와 섬진강 계선, 동쪽으로는 락동강 건너 비교적 넓은 령역을 차지하였다”(임나일본부설 해부)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르면 전성기 때 가야는 북쪽이 선산과 성주, 서쪽이 영호남을 가르는 소백산맥과 섬진강, 동쪽이 낙동강 동쪽 유역이므로 지금의 영남을 넘은 적은 없다. 가야사를 영호남 화합으로 보는 것은 가야가 충청·전라도 일대까지 걸쳐 있었다는 것인데, 이 경우 백제사와 충돌한다. 백제는 전라도는 물론 충청도도 다 차지하지 못한 소국으로 전락하는데, 이는 ‘삼국사기’에서 말하는 실제 역사와 아주 다르다.

남한 강단사학자들은 ‘임나=가야’라고 쓰고 일본인 식민사학자들은 ‘임나=가라’라고 쓰는데, 양자는 모두 ‘임나=가야’라는 전제 아래 ‘임나=가야’의 영역을 충청도 및 전라도까지 확장시켰다. 쓰다 소키치(津田左右吉)는 임나강역을 지금의 김해 일대로 본 반면 조선총독부의 이마니시 류(今西龍)는 경북 고령까지 확대했다. 조선사편수회 간사이자 경성제대 교수였던 스에마쓰 야스카즈(末松保和)는 일제 패망 후 쓴 ‘임나흥망사’(1949)에서 임나가 충청도·전라도까지 차지했다고 우겼다. 이 스에마쓰의 논리가 약간 변형된 형태로 남한 강단사학계를 지배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1963년 월북 학자 김석형이 ‘삼한·삼국의 일본열도 분국설’에서 임나는 가야가 아니라 가야가 일본 열도에 진출해 세운 소국·분국이라는 분국설을 제기해 일본 학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남한 강단사학계가 분국설을 지지했다면 ‘임나=가야’설은 지금쯤 자취를 감췄을 것이다. 그러나 남한 강단사학자들은 거꾸로 분국설을 비판하면서 일본에 가세했다. 총론으로는 임나일본부설을 부정하지만 임나일본부설과 동전의 양면인 ‘임나=가야’설이 정설이라는 모순된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가야에는 왜인들이 주재하는 외교기관이나 교역기관 등이 있었다는 성격 논쟁으로 논점을 흐리면서 그 강역을 전라도까지 넓혔다.

임나가 전라도까지 지배했다면 삼국사기 ‘백제본기’에 임나 관련 기사가 다수 나와야 하지만 일절 나오지 않는다. 그런 사실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의 조희승은 “일본에 추종하는 남조선의 일부 친일학자들이…우리 학계의 정당한 학설을 ‘과학을 민족적 감정으로 대하지 말아야 한다’느니 뭐니 하면서 비판한다”고 말한 것이다. 북한이 경제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남한보다 우위에 있는 듯이 사고하는 뿌리에는 남북한 역사학의 차이가 있다. 북한이 1963년 무너뜨린 ‘임나=가야’설을 아직도 정설이라고 우기고 있는 남한 강단사학계가 우습게 보일 것은 물론이다. 이 분야에 관한 한 남한 강단사학계는 아직도 황국신민들이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한대 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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