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및 신문기사
[대한사랑 초대석] 김종성 (전)보훈처 차장(2)
대한사랑 초대석
최원호 대한사랑 학술이사
보훈이 기억을 통한 연대인데
기억의 메개체가 되어주는 것은?
“메모리얼(기념물)은
추모의 언어를 시각화한 기억의 공간이다.”
결국은 언어로 보여주지 못한 것을 시각으로 보여주는 거잖아요. 전쟁기념관, 독립기념관, 서대문독립공원 등 기념비, 기념탑 등 메모리얼은 전국에 2,200개소가 넘어요~ 그런데 감동을 주는 측면에서는 좀 약하지 않나 싶어요.
호주에 시드니에 가면 안작 기념관이라고 있어요.
1차 대전에 참전한 호주와 뉴질랜드의 연합군을 ‘안작군’이라고 말하는데~ 그 분들을 기리기 위한 공간이에요.
외형도 아주 예술성이 높고, 안에 들어가보면~ 돔 천정에 12,000개의 빛나는 황금빛 금별이 박혀있는데
12,000은 그 전사자들을 상징하는 숫자입니다.
또 하나는, 캐나다 국회의사당 중앙에 우뚝 선 평화의 탑이 있는데 그 안에 ‘기억의 방’이라는 공간이 있습니다.
매일 11시에 의전관이 그 안에 들어가는데, 한국전에 참전했던 전사자 명부도 따로 있죠.
그 날에 전사한 사람들의 명부를 펼쳐놓고 의전관이 경례와 묵념을 행하고 예를 표하고 나옵니다.
우리나라도 용산에 있는 전쟁기념관에 가보면 ‘호국추모실’에 그런 느낌은 있습니다만 배울 점이 있지않나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메모리얼, 광개토태왕비..
『삼국사기』에 고구려가 수도를 7번 옮기는 과정이 나오는데 그 중에 19대 광개토태왕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그 아들인 장수왕이 414년에 비를 건립을 했습니다. 그 광활한 만주 지역에서 태왕비를 바라보며 고구려인의 기상을 느끼고 광개토태왕을 추모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최원호 대한사랑 학술이사-
대한민국 최초의 기억의 장소, 현충원
서울 현충원 국립묘지는 근대역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곳입니다.
왕정국가에서 국민국가로 보여주는 상징이 국립묘지거든요. 프랑스의 유명한 역사학자 피에르 노라가 『기억의 장소』라는 방대한 저술에서 프랑스 곳곳에 펼쳐져 있는 메모리얼을 다 '기억의 터'로 정리를 해놓았습니다. 그래서 프랑스는 이른바 ‘기억의 공화국’이라 불립니다. 기억을 굉장히 소중히 여기는 나라입니다. 왜냐면 1차 대전때 전국토가 유린되고 엄청난 참화를 입었거든요. 우리나라 현충원은 처음에는 ‘동작동 국립묘지’라 불렸다가 2006년도에 서울 현충원으로 개칭됐죠.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자리를 내준 거룩한 응달
현충탑을 중심으로 부채꼴 모양으로 5만4천기 정도 묘역이 펼쳐져 있고, 위패를 포함하면 19만위가 넘습니다. 다~ 사연을 갖고 있는 분인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은 그 분들의 희생 위에 얹혀 있잖아요? 결국은 거룩한 응달이라는 표현밖에 할 수 없는거 아닌가 싶어요. 우리는 선열과 호국용사에게 ‘구조된 사람들’ 이라고 저는 항상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 분들은 가라앉은 분이고 우리는 구조된 사람들인 거죠.
우리는 따뜻한 곳에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강한 부채의식을 느껴야 되지 않느냐.. 그것이 바로 보은 의식입니다.
현충일을 6월 6일로 정한 이유
육해공군전몰장병의 첫 추도식이 1953년 6월 6일에 거행이 됐습니다.
휴전 협상이 진행되던 때 인데 6월은 6.25가 들어 있고, 6월 6일은 24절기 중 ‘망종’에 속합니다.
'망종'은 일년 중 보리싹이 나오고 예로부터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국무의회 기록을 찾을 수 없어서 정확한 배경을 알 수 는 없지만 아일랜드 소년들이 묻힌 자리에 보리싹이 올라왔듯이 한 알의 밀알이 썩어 새싹을 튀우는 그런 재생의 적극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요,
우리나라 역사 기록에 보면 조선시대 편찬된 『고려사』에 전사자 유해를 수습하라는 기록이 있는데 음력 6월 6일이다보니 관계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조선 8대 현종 5년 음력 6월 6일,
방수군(국경을 수비하는 병사) 중에 길에서 죽은 자는
관청에서 시신을 거두는 도구를 제공하고
해골을 상자에 담아 역마에 실어 집에 빨리 보내도록 하라.
돌아다니는 행상으로 죽어 성명과 본관을 알 수 없는 자는
소재지의 관사에 그를 위해 임시로 장사 지내고,
늙고 젊은 정도의 용모 특징을 기록하여 실수가 없게 하며,
이를 영원히 법식으로 삼으라. - 『고려사』 -
현충이란 말의 의미
감각적으로 오래된 느낌이 있어서 지금과는 차이가 있는데, 『서경』에 보면 '충성된 자를 드러낸다.'고 했고, 숙종 때 충무공 사당에 사액한 ‘현충사(顯忠祠)’가 있습니다.
유럽의 현충일은 11월 11일 11시입니다.
세계 제 1차 대전 종결을 서명한 날인데, 영국은 그 날을 Poppy(양귀비꽃) Day라고 합니다.
1차 대전 때 플랑드르에서 영국군이 엄청나게 많이 전사했습니다. 그 플랑드르 들판에서 피어난 붉은 양귀비 꽃을 보고 이게 전사자를 상징하는 구나~ 해서 유래됐어요. 지금도 Poppy Day 1달 전부터 양귀비꽃 조화를 패용을 합니다. 영국BBC 방송을 보면 아나운서가 Poppy를 꽂고 방송하는 걸 볼 수 가 있습니다.
현충원에 가면 가장 먼저 들르는 곳이 현충탑인데 그 아래에 중요한 공간이 있어요.
탑만 보고 참배하고 나오는 곳이 일반적인데, 전사자의 명패가 빼곡이 걸려있는 ‘위패봉안관’이 있습니다. 각 벽면마다 전사자의 이름이 다 적혀있죠. 그리고 무명용사를 안장한 ‘호국영령 무명용사비’가 있는데 무명용사의 딱 1분을 보신 데 반해 그 아래에는 5800여 명의 무명용사를 합동으로 모신 ‘무명용사 봉안실’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