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그인/회원가입

역사뉴스

[취재일기] 하시모토 망언의 종착점

[취재일기] 하시모토 망언의 종착점
중앙일보 원문 기사전송 2013-05-20 00:26 최종수정 2013-05-20 05:38

김현기도쿄 총국장 최근 며칠 일본 TV에 가장 많이 얼굴을 드러낸 이는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일 게다. 1주일 전 자신이 한 “위안부는 필요한 것이었다”는 망언을 주워담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이 발언을 철회하지 않는다. 대신 교묘하게 논점을 흐리며 화살을 ‘미국’ ‘언론’으로 돌리고 있다.

 “당시에 위안부를 활용한 건 일본이 잘못했다. 인정한다. 하지만 전쟁터에서 그런 게 어디 일본뿐이냐. 미국도 그랬다.” “멍청한 언론이 내 말의 일부만 따서 곡해하고 있다.”

 하시모토는 원래 그런 정치인이다. 자신이 궁지에 몰리면 의도적으로 국민이 수긍할 ‘적’을 만들어 자신을 그에 맞서는 투사처럼 위장한다. 그러곤 전세를 역전시킨다. 천부적 소질을 지녔다. 지금까지 재미도 많이 봤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걸렸다. 하시모토가 이끄는 ‘일본유신회’ 소속 니시무라 신고 의원이 17일 당 회의에서 하시모토의 망언을 거들다 “한국인 매춘부가 아직도 일본에 우글우글하다”는 입에 담지 못할 망언을 내뱉은 것이 결정타였다.

 두 사람의 망언은 어찌 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지난달 22일 ‘침략 부정’ 발언으로 촉발한 것이나 다름없다. 불을 지른 건 아베인데 불구경 갔던 하시모토가 올가미를 쓴 셈이다.

 지난 한 달 일본 사회는 문명국이라 보기 어려웠다. 온 나라가 극우 정치인들이 지목하는 방향으로 이끌리는 듯했다. 하지만 하시모토의 망언이 물줄기를 돌려놓았다. 무엇보다 자신들이 서 있는 방향이 잘못된 것이란 걸, 국제사회의 호응을 얻을 수 없다는 걸 일본 사회, 보통 일본인들이 자각하게 됐다. 자정(自淨) 효과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얌전하던 TV 뉴스진행자들이 하시모토의 궤변에 대놓고 들이받는다. 일찍이 없던 일이다. 대다수 신문에서도 역사인식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일본유신회와 연합공천 등 협력을 논하던 ‘모두의 당’은 19일 “(하시모토가) 변명을 백만 번 반복해도 국민은 이해할 수 없다”며 협력 거부를 선언했다.

 지난 주말 일본 신문에 실린 독자투고를 소개하며 일본 사회의 더 큰 자성과 자정을 기대해 본다. “이제 유권자도 선거에서 다시 한번 정치가의 자질을 살펴봐야 하겠다. 그러지 않으면 국가의 신뢰와 품위까지 잃어버릴 판이다.”(46세 주부), “(일본에 필요한 것은) 역사 해석이나 인식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에서 배우는 지혜의 문제다.”(79세 남성), “올바른 역사인식은 무엇일까. 과거의 잘못까지 포함한 모두를 일본의 역사로 인식하는 게 바른 역사인식이라 생각한다.”(13세 중학생)

김현기 도쿄 총국장

이 글을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이 글을 트위터로 퍼가기 이 글을 카카오스토리로 퍼가기 이 글을 밴드로 퍼가기

역사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공지 [윤창열 이사장]소서노와 백제의 건국 뭉개구름 2024-03-24 2,875
공지 남원을 임나일본부설에서 구한 공로자에 감사패 및 공로패 수여 뭉개구름 2024-03-07 4,015
공지 [취재] 『전라도 천년사』 배포 무기한 연기 뭉개구름 2024-02-17 5,613
공지 2024년 대한학술문화제 공모논문 선정 심사 결과 조광선수지 2024-02-01 6,007
공지 환단고기 북 콘서트 [빛의 바람]편 천만 시청 대한사랑 구독이벤트 당첨 결과 조광선수지 2024-01-24 6,509
공지 [윤창열 대한사랑 이사장] 갑진년(2024) 신년사 뭉개구름 2023-12-30 10,082
공지 김정호 국회의원, 가야사 복원과 바로 세우기 위해 노력 할 것 보은이 2022-07-15 31,164
121 국내 대표신학자 박순경 교수 "환단고기를 꼭 읽어보라" 커발한 2020-10-27 1,572
120 봉오동 독립전쟁 100주년 최운산을 기록하고 기억하다. 대한남아 2020-07-05 1,807
119 박석재 박사의 <하늘의 역사> 17일 첫 방영 바른역사 2020-04-20 1,662
118 참환역사신문 발행인 이지영 총재 영면 바른역사 2020-04-20 1,754
117 [신간] 이찬구 박사의 『새로운 광개토태왕릉비 연구』 바른역사 2020-04-12 1,577
116 유학자 이기동 교수 "『환단고기』는 결코 위서가 아닙니다" 바른역사 2020-04-12 1,783
115 [동아플래시100]‘전설이 아닌 역사’ 민족 시조 ‘단군’을 그려주세요 바른역사 2020-04-12 1,672
114 사마천이 ‘史記’에서 삭제한 단군조선의 진실은? …‘신주사기’ 출간 바른역사 2020-04-12 1,400
113 [시론] 단재 신채호의 '直筆정신' 환생하길 커발한 2020-02-20 1,625
112 일본 극우파 선전장이 된 국립박물관의 가야전시 바른역사 2020-01-31 1,749
111 지난해 11월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암다바드에서 한·인도 학술대회 개회식 대한남아 2020-01-24 1,557
110 "한국이 멋대로 빼앗아" "반성해야" " 독도 망언" 난무한 일 영토주권전시관 대한남아 2020-01-24 1,660
109 “한국어, 저희가 지켜 드릴게요”…인도·콜롬비아 여성의 ‘한국어 사랑’ admin 2019-12-04 1,527
108 한민족 역사의 중심 종족 admin 2019-12-04 1,682
107 비화가야의 심장이 오늘 1천500년만에 문을 연다 admin 2019-12-04 1,633
EnglishFrenchGermanItalianJapaneseKoreanPortugueseRussianSpanishJavane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