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대한사랑 14호(20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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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 ‘찬,진,제,흥,무’ 5명의 왕을 지칭]의 한 분인 ‘무’가 백제 무령왕이라고 밝혔어요. 그래
서 ‘왜 5왕’이 누구인지 전부를 밝혀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최원호 : 그런 계기가 있으셨군요.
김주인 : 예. 그리고 또 한 권의 책이 있는데요. 『왜 5왕 문제와 한일관계』라는 책
이에요. 재밌는 것이 이 책의 발간사를 쓴 분이 고종사촌 조동걸 교수더라고요.
내가 고등학교 시절에 나한테 역사 이야기를 많이 해줬던 그 사촌형이에요. 그런
데 내가 정말 실망한 것이 이 형님은 독립운동사에는 일가견이 있지만, 우리나라
고대사는 아무것도 몰라요. 책 발간을 위해 이름있는 사람이 필요하니까 발간
대표로 넣어놨더라고요. 근데 이 책에 ‘왜 5왕’의 실체에 대한 것은 하나도 없어
요. 정말로 우리나라 역사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공부를 안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죠.
최원호 : 왜 5왕의 실체를 처음 밝히셨다고 했는데요. 핵심만 설명을 해주시죠.
김주인 : 제 논문의 핵심은 왜 5왕 중에 두 분은 고구려계라는 겁니다. 그건 광개
토태왕이 남정(南征)을 하면서 대마도를 거쳐 일본 열도까지 간 것이 그 증거라
고 생각해요. 그 근거는 심증이 아니고 「광개토태왕릉비」의 ‘무술(戊戌)등본’[필자
주:1898년 운초 계연수가 광개토태왕릉비를 탁본한 것]을 바탕으로 한 겁니다. 또 무술등본
을 보강하는 여러 가지 자료를 많이 인용을 했어요. 그리고 가장 핵심적인 내용
은 ‘왜 5왕인 찬, 진, 제, 흥, 무가 100년 이상 일본을 통치했는데, 그중에 ‘무’가
무령왕인 것은 소진철 교수가 밝혔지만, 내가 처음 밝힌 것은 ‘제’가 백제 개로왕
이라는 거예요. 백제 개로왕이 고구려 장수왕의 침공을 당해서 아차산에서 목이
베였다는 얘기는 아는데요. 개로왕의 아들인 왜왕 무가 올린 상표문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와요.
최원호 : 어떤 구절이죠?
김주인 : ‘신망고제(臣亡考濟)’입니다. 이 구절을 소진철 교수는 ‘신(臣)이 망해가는
백제를 생각하여’라고 해석을 했어요. 근데 제가 보기에 해석이 석연치가 않은
거예요. 그래서 한문에 능통한 분에게 자문을 구했어요. 류성룡의 후손인데, 대
학 졸업 후에 고전번역원에 가서 공부하고 한문 번역이 차원이 다른 분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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