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대한사랑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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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하면 하서회랑 지역에서 남쪽 티베트 근처로 이동하여 강족(羌族) 주변에 정착하였는
데, 이를 ‘소월지(小月氏)’라 하였다. 대월지보다는 작은 세력이었던 것이 분명하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대월지가 대하 즉 박트리아 왕국을 점령한 것은 흉노의 공격으로
하서회랑에서 밀려난 후 30~40년 정도 지난 BCE 139년경이었다. 반고의 한서 에 의
하면 대월지는 신강서북부의 일리 강 지역으로 이주하였다가 그곳에서 다시 오손(烏孫)
이라는 유목민 족속에 의해 밀려나 대하로 오게 되었다고 한다. 대하를 정복한 대월지
는 아마 다른 유목민 제국처럼 여러 부족의 연맹이었던 것 같다. 한서 에는 다섯 ‘흡
후(翕侯)’가 땅을 나누어 지배하였다고 한다. 흡후는 ‘샤브구’ 혹은 ‘야브구’를 음사한 것
으로 여겨진다. 후일 돌궐제국에서도 ‘카간’ 다음의 권력자를 야브구라 하였다. 대하를
정복할 당시 대월지를 모두 지배하는 왕은 없었던 것인데, 곧 다섯 흡후 가운데 하나
가 ‘귀상(貴霜) 흡후’가 대월지의 왕권을 세운 것이다. 귀상은 쿠샨을 음역한 것인데 쿠
샨 섭호인 쿠줄라 카드피세스라는 인물이 다섯 부족을 통합하여 쿠샨 제국을 세운 사
람이다. 중국의 후한서 에는 ‘구취각(丘就卻)’으로 나온다. 그 아들인 염고진(閻膏珍) 때
에는 천축(天竺)을 멸망시켰다고 하
니 대월지는 아프가니스탄과 간다
라를 정복한 후 남쪽의 인도로 세
력을 확대하였던 것이다. 그리하
여 중국의 하서회랑 지역에서 출발
한 대월지는 그로부터 한참 먼 인
도 땅에도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
카니슈카 왕의 주화 다. 인더스 강 유역의 펀자브 지역
전면에는 왕중왕 카니슈카의 모습이 새겨져 있고
후면에는 태양신(헬리오스)이 새겨져 있다. 을 넘어 데칸 고원과 동쪽의 갠지
스 강 연안 일대까지 지배하였다.
쿠샨 제국
쿠샨 제국은 구취각의 증손자인 카니슈카 왕(재위 CE 127-150) 때 전성기를 맞았다. 현
재 그의 상 일부가 남아 있는데, 인도보다는 북방유목민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의 모
습을 새긴 금화도 주조되었는데, 수염을 길게 기르고 창을 든 모습이다. 금화의 명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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