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대한사랑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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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닌 것 같다. 에프탈의 지배하에 대월지, 고차 등의 여러 족속들이 혼재되어 있었던 것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에프탈은 몽골 초원이나 알타이 초원지대에서 살다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남쪽으로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몽골 초원지대를 지배하던 유연의 지배하에 있다가 그

                       로부터 떨어져나온 것인데 괵투르크 즉 돌궐도 얼마 후 유연의 지배로부터 벗어났다. 5
                       세기에 몽골 초원에서는 우리가 잘 모르는 어떤 격변이 있어 유연의 지배체제를 흔들

                      었던 것 같다. 좌우간 에프탈은 몽골 초원으로부터 소그드 지역을 거쳐 박트리아로 내
                       려와 박트리아를 지배하던 키다라 훈을 정복하였다. 박트리아에 자리잡은 에프탈은 서

                       쪽의 페르시아와도 싸웠다. 프로코피우스의   유스티니아누스 전쟁사   1권에는 페르시

                       아와 에프탈의 전쟁을 다루고 있는데, 우리는 비잔틴 역사가의 기록을 통해 중앙아시
                       아 지역의 사정을 듣게 되는 것이다. 그 기록에 따르면 사산조 페르시아의 페로즈 1세

                       는 에프탈과 여러 차례 전쟁을 하였는데. 마지막 전쟁에서 퍠배하여 484년 전사하였
                       다. 페르시아 제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에프탈은 페르시아의 내정에 간섭하기까지 하

                      였다. 페로즈의 아들 카바드가 왕위를 빼앗기고 에프탈로 도주해오자 에프탈은 3만의

                       병력을 파견하여 그를 다시 왕으로 세워주었다. 에프탈에게 신세를 진 카바드는 에프
                       탈에게 상당한 영토를 넘겨주었을 뿐 아니라 에프탈의 왕을 주군으로 모셔야 하였다.

                       에프탈 왕에게 공납을 바친 것은 물론이다. 에프탈은 페르시아뿐 아니라 동쪽으로는

                       오늘날의 신강 일대까지 지배하고 남쪽으로는 인도 서북부로 진출하였다. 당시 인도에
                       는 굽타 왕조가 인도 대륙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에프탈과의 충돌은 피할

                       수 없었다.

                        에프탈을 인도 기록에서는 ‘스베타 후나’라 하였는데, 이는 페르시아 사람들이 에프
                       탈을 ‘백훈’이라고 불렀듯이 백훈이라는 뜻이다. 에프탈을 훈족으로 본 것이다. 굽타

                       왕조의 스칸다굽타 왕(재위 455-467)이 에프탈과 싸웠다는 것을 언급한 비문이 갠지스
                       강변의 가지푸르(우타르프라데시 주)와 서인도의 유나가드(구자라트 주)에서 각각 발견되었

                       다. 이는 에프탈 훈족이 인도에 처음 진출했을 때의 기록이다. 에프탈이 북인도를 넘어

                       남쪽으로 진출했음을 입증해주는 것으로는 중인도의 비디샤(마드야 프라세시 주)에서 발
                       견된 비문이 있는데 거기에는 에프탈 왕 토라마나의 이름이 나온다. 토라마나는 펀자

                       브와 카슈미르 등 북인도를 정복하고 통치하였다. 이렇게 에프탈 훈족은 예전 쿠샨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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