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9 - 대한사랑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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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0

                                                         체제를 완성한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더 나아

                                                         가 하남위례성은 ‘한산 → 한성(漢城)’으로 이어
                                                         지는 백제 수도사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으며

                                                         이 과정을 통해 한성백제는 전성기의 기틀을

                                                         다질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논문은 기존에 풍납토성이나 몽촌토성을

                                                         곧바로 백제의 초기 수도로 보는 견해를 비판
                                                         적으로 검토한다. 문헌 기록의 ‘하북’과 ‘하남’

                                                         구분을 무시한 단선적 해석 대신 하북위례성과

                                                         하남위례성을 각각의 성격과 기능에 따라 구분
                                                         하여 이해함으로써 백제 초기 수도 문제를 보

             하남시 고골을 중심으로 한 백제한성기의 전국방위체제. 본문 208
             쪽 그림33                                      다 입체적으로 조명하는데, 이는 백제사의 초
                                                         기 전개 과정을 군사·정치·경제·의례가 복합적

            평상시에는 평지성에 궁궐과 주요 시설을 두고                     으로 작용한 동적 과정으로 파악하게 하며, 동

            생활하되, 전시에는 산성으로 피신하여 방어를                     북아 고대국가의 도성 체제 연구에도 비교사적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히 방위적 조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

            치가 아니라 동북아 고대국가의 전형적인 도성                      정리하자면, 백제 초기 수도는 단일 성곽이

            운영 방식과 연결된다. 부여, 고구려, 발해 등                   아니라 하북위례성(한강 북쪽 방학동 토성 일
            도 평지성과 산성을 연계하여 수도를 운영했으                     대)에서 시작하여, 곧 하남위례성(하남시 고골·

            며, 백제 또한 이 체제를 충실히 따르고 있었다.                  이성산성 일대)으로 옮겨가면서 형성된 복합적

            이로써 백제의 도성 운영은 지역적 특수성 속                     도성 체제로 이해해야 한다. 하북위례성은 건
            에서도 보편적인 고대 동북아 정치문화의 틀을                     국 초기의 방어 거점이자 군사적 도읍이었으며,

            공유한 것임이 드러난다.                                하남위례성은 정치·경제·의례적 기능을 모두 갖
              저자는 백제 초기 수도를 단일한 도성으로                     춘 본격적 수도였다. 이와 같은 변천 과정을 거

            한정하기보다 하북위례성에서 하남위례성으로                       쳐 한성백제는 전성기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어지는 도성 변천의 연속선상에서 파악해야                      따라서 백제 초기 수도를 단순히 한강 남쪽의
            한다고 강조한다. 건국 초기에 하북위례성이                      성곽으로만 단정하는 것은 불충분하며, 하북과

            군사적 기지로 기능하였다면, 이후 하남위례성                     하남 두 위례성의 상호 관계 속에서 그 의미를
            은 정치·의례·경제적 중심지로서 본격적인 수도                    종합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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