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대한사랑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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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1




















                                                 묘실 벽면 전체를 꽃으로 가득 채운 환인 미창구장군묘재현), 환인 오녀산성박물관 ⓒ정우진





                       명의 인물들이 꽃 위에 서 있거나 꽃 위에 앉아 있어 장천1호 고분에서 등장했던 신선

                       들이 아닐까 합니다.
                        1단 천장 고임에는 각기 해와 달을 두 손으로 받쳐 들고 해와 달의 신이 서로 마주보

                       고 있으며, 수레바퀴를 만드는 신, 쇠망치를 든 대장장이 신, 곡식 이삭을 손에 쥔 소머

                       리 형상의 신(염제 신농씨로 추정)들이 배치되었습니다.
                        2단 천장 고임에는 용과 봉황으로 보이는 신비한 자연신들과 여러 악기를 연주하는

                       선인들이 그려져 있으며, 천정 중앙에는 황룡이 자리합니다. 자연신(현무, 주작, 청룡, 백호

                       와 도깨비)들과 신선들이 꽃과 어우러집니다. 오회분 그림을 보면 수 세기 벽화 변천사를
                       관통해서 고구려 사람들의 신화와 전설, 우주관 세계관이 집약된 대표적인 벽화라고

                       할 만합니다.
                        수많은 고구려 벽화 들을 살펴보면, 천상 세계로부터 무덤 주인(묘주)가 활동하던 인

                       간 세상으로 꽃들이 내려오는 모양새입니다. 수많은 묘주들은 이 꽃을 가까이 하고 싶

                       어하여 무수한 꽃잎들과 꽃봉오리들을 벽면에 빼곡히 그려 넣었습니다. 고구려 벽화
                       속 신선들도 천상 세계에서 거대한 꽃들과 함께 했습니다. 고구려 사람들의 우주, 세계

                       관에서는 이 꽃들과 함께해야 죽음을 초월할 수 있는 신선이 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
                       르겠습니다. 필자는 고구려 벽화 속“하늘 꽃”이 동양 우주 철학과 사상의 핵심인 “율려

                       (律呂)”의 다른 표현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고구려 사람들은 죽음을 넘어서 이상세계를

                       꿈꾸었으며,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율려라는 대우주의 생명력을 “하늘 꽃”으로 그려
                       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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