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5 - 대한사랑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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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전 북벽(서편) 구진성궁천황대제(勾陳星宮天皇大帝)
여 모두 관찰되지는 않는다. 영락궁에서 산 값비싼 도판집을 꼼꼼히 살펴보니, 두 제군
주위의 군신(群神)이 주로 천문과 별자리에 관련된 익숙한 신격임을 알 수 있었다.
먼저 옥황을 도와 하늘의 법도와 땅의 기틀, 일월성신과 사시 기후를 관장하는 신인
자미북극대제 주변에는 북두칠성의 일곱 신과 좌보(左輔), 우필(右弼)의 성신이 따르고 있
다. 십일요(十一曜), 일·월·금·목·수·화·토의 칠요(七曜)신 등도 보인다. 이중 일성(日星)은 관
위에 금색 일륜이 있고 월성(月星)은 여성상으로 백색 월륜이 새겨져 있어 구분이 어렵지
않다. 그밖에 금성, 목성, 수성, 토성, 화성의 신이 각기 특색있는 형상으로 묘사된다.
바깥쪽에는 천강대성(天罡大聖)이 무장 차림으로 머리를 풀고 창을 쥔 채, 하늘을 호위하
는 모습이다.
서쪽 북벽을 장식하는 구진성군 천황대제(勾陳星君天皇大帝)는 옥황을 도와 남북극과
천·지·인의 삼재를 주재하고 북극성인 제성(帝星)을 총괄하며, 인간 세계의 병혁(兵革)을
주관하는 신이다. 주변에 남두육성의 성신이 모두 그려져 있다. 또한 자미·구진의 전후
에는 이십팔수의 신이 나누어 서 있는데, 묘사가 매우 상세하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삼청전의 북벽에 북극 천신이 둘로 나뉘어 동서로
병립된 양상이다. 일전에 김일권 선생은 그의 저서에서 영락궁 삼청전 북벽에 자미성
[천추성]과 구진대성이 북쪽 하늘에 양분된 현상을 ‘북극성좌에 든 신구 성좌의 지존 쟁
탈전’으로 규정한 바 있다. 여기에는 지구의 세차운동으로 북극성의 위치가 조금씩 이
동해 왔던 문제가 있다. 예컨대 기원전 1000년경에는 북극성좌의 제성(帝星: 작은곰자리 β
UMi)이 북극점에 가장 근접하게 위치하였다. 이를 두고 『사기』 「천관서」에는 자미성을
하늘의 중심축이라는 뜻의 천극성이라 칭하였다. 당시 편찬된 문헌에는 천극성을 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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