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2 - 대한사랑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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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실내는 어두컴컴했고 관광객으로 북적였 는 등, 총 292존(남 263존, 여 27존, 비천(飛天) 2구)
다. 무더운 날씨에 습한 기운까지 엄습했다. 환 의 인물이 도교 경전에 묘사된 그대로가 그려
기가 안 되는 오랜 목조건물 내부는 쾌쾌한 냄 졌다.
새가 배어 있었다. 이것이 삼청전 안에 들어선 전각의 각 벽면을 구성하는 각 존상의 배치
3초 간의 느낌이었다. 언뜻 좌우를 둘러보니 는 설명이 필요하다. 필자 역시 이 조원도에 대
어두운 벽면에 서서히 벽화가 눈에 들어오기 해 사전적인 학습을 하고 방문했으나, 막상 실
시작했다. 그때였다. 제복 차림의 관리자가 성 물을 대하니 워낙 복잡하게 인물들이 섞여 있
난 눈으로 쏘아보며 손가락으로 신발을 가리 어 어디에 눈을 둬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 우
켰다. 그제서야 신발에 덧신을 신어야 입장이 선 필선의 유려함과 채색에 한번 감탄하고 전
가능함을 알 수 있었다. 쏜살같이 달려 나가 덧 체 분위기를 파악하였다. 이어서 동서 벽면의
신을 신고 다시 입장했다. 벽화에 있는 존상을 확인하고야 그림의 내용이
영락궁 삼청전의 벽화는 문헌에서 말하는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다.
육천제(六天帝)와 이제후(二帝后)가 뭇 신선을 거 유의할 점은, 삼청의 위치이다. 지금 삼청을
느리고 조원(朝元)하는 완정(完整) 도상을 그대 형상화한 조상은 없지만 그 대신 모사된 그림
로 구현한 것이다. 벽화의 높이는 4.25m, 총길
이는 100m가 넘고, 총면적은 약 430㎡에 달한
다. 삼청전의 벽화는 ‘조원도’라 불리는데, 이
는 매우 오랜 전통을 가진 도교 회화 주제이다.
‘조원(朝元)’이란 도교의 제신(諸神)이 원시천존(元
始天尊)에게 조배(朝拜)하는 것을 뜻한다. 조원의
구체적 형상은 전내에 ‘ㄷ’자형 선면벽으로 구
획된 감실 내부 벽면을 제외한 총 6면의 벽면
에 8위의 주상(主像)인 옥황(玉皇), 후토(后土), 목
공(木公), 금모(金母), 북극(北極), 구진(勾陣), 남극
(南極), 동극(東極)이 삼청을 구심점으로 하여 배
치된 것으로 실현된다. 그리고 조원도에는 남
벽 좌우로 청룡·백호 2성군, 북벽에 청봉(天蓬),
천유(天猶) 2원사(元帥)와 흑살(黑殺), 진무(眞武) 2
장군이 시위하며, 주변에 군선(羣仙)이 모여있 영락궁 삼천전 내부 벽화 존상의 배치 모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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