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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왜곡]

    모 역사재단의 어이없는 행보

    역사학은 1차 사료와 유물을 분석해 종합하고 해석하는 학문이다. 또한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자, 가치관의 싸움이다. 우리의 눈이 아닌 외세의 눈으로 규정한 학설 한 가지만 주장한다면 이들은 어떤 무리인가? 그들은 지금의 평양이 위만조선과 한사군의 중심지였다거나 일본 학자들이 오래 전에 주장한 ‘『삼국사기』 초기 기록 불신론’이 옳다고 동조하고 있다.

    세월이 바뀌어 새로운 증거가 나오는데도 우물에 빠져서 쳐다본 하늘이 전체 하늘인양 자신의 주장만을 되풀이 한다면 과연 정상적일까?그런 단체가 있다. 동북아OO재단이다. 일부 학자는 일제식민사관과 소중화사관에 출현한 기형적인 학설을 수용하고 있다. 그리고 스스로 동북공정에 맞서는 방패가 될 것이니 전문가에게 맡겨 달라고 한다. 그러면서 고대 한국이 중국의 속국이었다는 자료나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더욱이 영어로 번역하여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이젠 역사를 소수 전문가의 영역으로만 한정할 이유는 없다.

    김해김씨는 김해김씨의 족보의 주인이며, 경주최씨 한 사람 한 사람은 자신들 족보의 주인인 것이다. 한때는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리그를 형성했지만 이제는 1차 사료 분석에 들어간 역사에 큰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비판을 당하게 되었다. 모 역사재단은 어떤 행보를 하고 있는가? 2012년 6월, 경기도 교육청이 교육 자료로 『동북아 평화를 꿈꾸다』라는 책자를 발간하였다. 그러자 역사 교사 17명이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역사자료집을 따로 만들어서 ‘단군은 역사적 사실’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모 역사재단은 교육과학부(지금의 교육부)와 외교통상부에 공문을 보내어 이것을 수정하도록 압력을 넣었다. ‘고조선 개국 신화는 여전히 신화적 범주에 속하며 역사적 사실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단군조선 역사를 부정한 것이다.

    모 역사재단은 2007년부터 하버드 대학교 한국학연구소에 무려 10억 원을 국가 예산으로 지원해서 『The Han Commanderies in Early KoreanHistory』(한국 고대사 속 한사군)라는 이름의 한국 상고사 책을 영문으로 간행했다.


    Early Korea Project Occasional Series 6권 중 『The Han Commanderies in Early Korean History』 (한국 고대사 속 한사군)

    그런데 그 내용은 놀랍게도 만주 서쪽에 있었던 한사군을 식민사학과 마찬가지로 한강 북부에 있었다고 주장한 것이 전부다. 중국 정부가 발간했다고 해도 믿을 내용인데 책이 발간되자 한국 해외공관에도 배포하였다. 한류를 사랑하는 외국 학생들도 이것을 보게 될 것이다. 이처럼 일제가 조작한 역사의 핵심을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앞장서서 세계에 퍼뜨리고 있는 것이다.

    2015년에는 국민을 우롱한 놀라운 일이 또 있었다. 4월 17일 국회에서 ‘동북아 역사왜곡 대책 특별위원회’(동북아특위)가 열렸다. 모 역사재단이 발표한 ‘동북아역사지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자리였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총 47억 2,160만 원을 들여서 만든 동북아역사지도에다가 후한 말 위·촉·오 삼국시대 때 경기도 일대까지 점령했다고 하여 강역을 그려놓은 것이다.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유비·손권과 싸우기 바빴던 『삼국지』의 조조가 경기도까지 지배하고, 평양을 다녀갔다는 것인가?


    중국 동북공정을 주장하는 담기양의 ‘중국역사지도집’. 조조의 아들이 세운 위魏나라가 경기도까지 점령한 것으로 표기했다. 자료: 도서출판 만권당 제공


    이런 지도가 나오게 된 것은 동북공정의 관점이 고스란히 담긴 담기양譚其驤의 ‘중국역사지도집’을 편찬위원들이 그대로 베꼈기 때문이라고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이덕일 소장은 지적한다. 이 동북아역사지도는 4~6세기경 일본이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을 뒷받침할 뿐 아니라 독도 표기도 생략했다. 지도에 4세기 초기의 백제와 신라가 나오지 않은 이유는, 일제 식민사학자의 주장 중 하나인 ‘『삼국사기』 초기 기록 불신론’을 따랐기 때문이다. 서기 300년경에 백제와 신라가 없어야 한반도 남부를 일본이 점령하여 다스릴 수 있었다는 논리를 만들어 내기 위한 엉터리 설이 ‘『삼국사기』 초기 기록 불신론’이다.

    일제 식민사학자 쓰다 소키치는 임나는 가야이고, 김해 일대라 주장하였다. 식민사관에 뿌리를 둔 오늘날 일부 한국 학자들은 오히려 왜곡을 더하고 있다. 놀랍게도 전라남도 전부, 충청북도, 충청남도 그리고 경상남북도 반 이상을 집어넣어 ‘임나’로 표시한 것이다. 죽은 일제 식민사학자들이 ‘장하구나. 나의 후학들아!’ 하고 크게 환영할 일이 아닌가. 동북아역사지도에 대해 논란이 일자 지도를 만든 학자들은 ‘실수였다, 수정 중이다’라고 변명하다가 결국 지도 편찬을 중단했다. 그리고 이제 다시 시작하려 한다. 역사를 찾으려고 만든 모 역사재단이 오히려 중국과 일제의 논리 그대로 역사왜곡에 장단을 맞추며 춤추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것은 그들의 학풍인 맥을 짚어보면 안다. 지금까지도 우리 역사학계에는 식민사학의 영향을 받은 역사학자가 다수 있다. 그 뿌리는 이병도라는 학자다.


    교육부 산하 모 역사재단에서 세금 47억여 원을 들여 만든 동북아역사지도. ‘위촉오 220년~265년’. 담기양의 ‘중국역사지도집’을 표절하여 위나라가 경기도까지 차지한 것으로 그렸다. 자료: 도서출판 만권당 제공


    광복 후에 청산되지 못한 일제 앞잡이 중의 한 사람인 식민사학자 이병도는 역사학계의 최고 실세로 서울대 교수가 되었다. 그 아래에서 많은 역사학자가 나왔다. 그런 학자들에게 가르침을 받은 역사 교사들이 전국 학교에서 잘못된 국사를 가르쳐 온 것이다. 당장 교과서를 펴 보라. 단군조선의 마지막은 위만조선이고 한무제의 공격을 받아 멸망하자, 한사군이 평양에 생겼고, 그 후에 고구려가 나온 것으로 기술되어 있지 않은가. 우리 역사는 여전히 식민사학에 물들어 있다. 역사를 배우는 청소년들만 피해자가 아니라 역사 선생님들도 피해자다.

    단군조선과 그 이전의 역사를 신화로 인식하고, 나라를 세운 시조를 잃어버렸다. 그리하여 한민족이 인류 뿌리 역사의 주인공임에도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지 못하고 채 어둠에 쌓여 있는 것이다. 광복된 지 70년이 넘었지만 이렇게 잘못된 역사를 사실인 줄 아는 국민들은 정신적 백치가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 옛날 북쪽은 중국 식민지, 남쪽은 일본 식민지로 당하며 살았다는 거짓 설이 각인되기 전에 막아야 한다.

    일제 앞잡이들에게 뒤통수 맞고 고초를 겪은 독립군이 수없이 많다. 청산되지 않은 식민사학이 국민의 혈세를 먹고 기생하지 않도록 민초들이 일어서야 한다. 가만히 방관하면 또 뒤통수를 맞는다. 이제 ‘엉터리 역사학’을 국민의 힘으로 몰아내야 한다. 대한사랑과 함께 국민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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