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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류]

    BTS의 문화 코드를 찾아


    남영현 기자

    전 세계 한류문화 전도사 BTS

    방탄소년단은 2013년 데뷔한 7인조 보이그룹이다. 아이돌 그룹 중 대한민국 넘어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전 세계 한류를 선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빌보드200에서 두 차례나 1위에 올랐다. 그 만큼 BTS의 인기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뜨겁다. 수억 명의 팬들이 왜 그들에게 열광할까? 잘 생긴 외모의 일곱 청년들의 펼치는 칼 군무와 화려한 퍼포먼스 때문일까?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 BTS의 광풍을 설명할 수 없다.

    BTS의 팬클럽인 ‘아미(ARMY)’는 기존 보이그룹 팬클럽과도 차별성이 있다. 아미는 군대를 뜻하는 영어 단어로 방탄복과 군대는 항상 함께하기 때문에 ‘방탄소년단과 팬클럽도 항상 함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팀 이름에 이미 10·20대 청춘들이 느끼는 고통과 절망을 방탄자동차처럼 막아주겠다는 연민의 마음이 들어 있다. 현재 아미(ARMY)는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강력한 팬덤을 형성해 가고 있다. 춤 동작, 노랫말 하나하나에는 청춘들의 편견과 억압을 그대로 담아내고 위로하는 BTS만의 특유의 인문학적 감성이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진짜 한국문화의 의미를 알리다

    2018년 12월 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멜론뮤직어워즈(MMA)에서 BTS는 전 세계 아미(ARMY)들에게 굉장히 인상 깊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한국 전통 춤을 BTS 멤버인 제이홉이 삼고무(Sam-Go-Moo)를, 지민이 부채춤(Boo-Chae-Choom)을, 정국이 탈춤(Tal-Choom)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모두 한데 어우러져서 남사당놀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화려하고 멋있는 무대를 선보였다. BTS가 보여주고 싶은 한국의 소리, 문화, 예술미가 우리 전통 춤에서 섬세하고 아름답게 표현되었다. 이 공연에는 일차적인 볼거리를 뛰어넘어 한국의 문화적 요소가 함축된 하나 됨(一)의 정신을 보여준다. 모든 한국문화에는 이런 풍류風流가 녹아 있다.


    한류 문화의 코드, 풍류

    풍류Pung-Ryu는 ‘바람 풍風’과 ‘흐를 류流’가 합쳐진 단어이다. 풍류라는 말은 단순히 바람과 물의 흐름이 아니라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된 어울림을 보여준다. 『삼국사기』 진흥왕 조에 최치원이 쓴 난랑비서鸞郎碑序를 인용하면서 풍류에 대해 서술한 내용이 있다.

    “국유현묘지도國有玄妙之道 왈풍류曰風流 설교지원設敎之源

    비상선사備詳仙史 실내포함삼교實乃包含三敎 접화군생接化群生” 나라에 현묘한 도가 있으니 이를 풍류라 한다. 이 교敎를 베푼 근원은 선사仙史에 상세히 실려 있거니와, 이것은 실로 삼교를 내포하고 모든 생명과 접촉하여 감화시킨다.

    이 땅에는 유·불·선·기독교 등이 들어오기 전에 현묘한 도가 있었다. 심오한 경계를 다 드러낼 수 없는 알기 어려운 도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동방 땅의 백성들이 오랜 옛날부터 생활화한 도, 그것이 풍류도다. 현묘한 우리의 뿌리 원형문화를 바람의 도(풍류)라 한 것이다. 바람은 신神이다. 그러므로 풍류도는 신도神道, 신의 도를 말한다.

    한국인은 누구나 이 신바람 정서가 내면에 깔려 있다. BTS가 멋들어지게 보여준 전통 춤 공연은 한국 문화의 기저에 깔려있는 ‘신바람(풍류) 문화’, 풍류를 드러낸 것이다.


    한류 문화의 핵심 코드 제천문화

    신바람(풍류)을 풀어보면 ‘신에게로 가는 생명의 길’을 뜻한다. 신과 하나가 되는 도이다. 그래서 신도神道는 신교神敎라 말할 수 있다. 이것이 유·불·선·기독교 이전 인류의 뿌리 문화로서 신과 인간이 하나 되게 하는 우리의 원형문화이다.

    『환단고기』에 들어있는 『단군세기』에는 ‘이신시교以神施敎’, 신도로써 가르침을 베푼다고 하여 신교의 뜻을 밝혀 준다. 이 신을 동방 땅에 백성들은 예로부터 삼신상제님, 상제님으로 불러왔다. 상제上帝는 우주의 주재자 통치자 하느님을 뜻한다. 1만 년 역사를 놓고 보면 상고시대인 환국, 배달, 조선의 통치자인 환인, 환웅, 단군께서는 광명의 도를 체득하고 삼신상제님으로부터 신교를 받아내려 백성들에게 가르침을 베푸셨다.

    그리하여 동방 한민족은 삼신상제님과 천지신명을 함께 받들어 온 인류 제천문화祭天文化의 종주宗主가 되었다.

    지금 한류문화의 근저에는 정情 문화를 바탕으로 한 신명나는 노래와 춤, 진아眞我를 찾기 위해 애쓰는 한민족 고유의 문화 코드가 곳곳에 놓여 있다.

    옛 조선에서는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천제를 올렸다. 음력 3월 16일 대영절大迎節(삼신상제님을 맞이하는 날)을 맞아 강화도 마리산에서 천제를 올리고, 10월에 백두산에서 대천제를 봉행하였다. 부여에서는 제천 행사를 영고迎鼓라 했다. 이 영고를 『삼국지』 「동이전」에서는 이렇게 기록했다. “12월(은정월)에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데 나라의 큰 대회이다. 연일 마시고 먹고 노래하고 춤추기를 여러 날 계속하는데 그것을 영고라 불렀다. 이때에 형옥을 깨고 나라 안의 죄수들을 풀어주었다(以殷正月祭天, 國中大會, 連日飮食歌舞, 名曰迎鼓, 於是時斷刑獄, 解囚徒).” 그리고 동예에서는 무천舞天, 고구려에서는 동맹東盟이라 했다. 고려 때 국가에서 행한 팔관회와 연등회도 불교 행사가 아니라 바로 제천 행사였던 것이다. 천제天祭가 끝나면 모든 사람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음주飮酒와 가무歌舞를 즐기며 한마음이 되는 대제전大祭典의 장을 열었다. 이 천제문화가 바로 신바람 나는 한류韓流 문화의 원형인 것이다.


    문화강국으로 가는 길, 한류

    백범白凡 김구金九 선생은 「나의 소원」에서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 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라고 문화의 힘을 강조했다. 백범 선생이 꿈꾸고 염원한 것은 자유 대한민국이 문화 강국이 되는 것이었다. 문화의 힘이야말로 우리를 아름답게 만들고 하나 될 수 있게 한다고 갈파한 것이다.

    대한민국은 광복 직후 어렵고 가난한 약소국에서 지금은 꿈같은 경제대국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문화 대국의 꿈도 현실화되어 간다. 1만 년 문화종주국의 핵인 신교 원형문화가 한류로 활짝 꽃피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더욱 거세질 한류 열풍이 지구촌 곳곳으로 퍼져 나갈 것이다.

    BTS가 보여준 1만 년 역사의 풍류, 신바람 문화가 절망과 시름에 빠져 방황하는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행복과 희망의 빛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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