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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칼럼

[춘하추동] 홍익인간과 아나키즘

최창희 (사)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 이사

지난 10월 3일은 '하늘이 열린 날'을 기념하는 개천절이었다. 기원전 2333년전 단군이 고조선이라는 나라를 열었다는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개천, 즉 하늘을 연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하늘의 법과 땅의 질서를 확립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 사상은 바로 그런 사상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사람이 있음으로서 나라가 존재하는 것이고 사람이 없다면 국가는 의미를 갖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사람이 가장 중요하고 사람이 가장 존중 받아야 한다. 국민주권과 인간존엄의 가치는 시대를 관통하며 이어져 오고 있다.

우리시 대전에도 단군을 모시는 사당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대전 서구 정림동에 있는'단묘'는 단군의 영정인 천진을 모시고 봄과 가을에 제향을 올리는 사당이다. 단묘는 원래 1958년 한학자인 정향 조병호 선생이 충남 논산시 두마면 남선리 석가골에 세웠으나, 계룡시에 군사시설이 들어오면서 1984년 육군본부에서 시설물 일체를 풍수지리학적인 연구 끝에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였고, 1993년 대전대학교에 기증하였다고 한다.

개천절이 중요했던 시점은 조선시대까지의 왕정이 끝나고 외세에 의해 나라가 강점당한 시기라 생각한다. 개천절은 3.1만세운동 이후인 1919년 상해임시정부에서 민족의 기념일로 채택되어 음력 10월 3일을 기념했었다. 1948년 정부수립후에는 연호를 단기로 사용했으며, 1949년에 제정한 국경일에 관한 법률에서 국경일로 공식 제정하여 해마다 기념하고 있다.

고조선의 건국이념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이다. 이 사상은 단군이라는 한 위대한 위인만이 베푸는 사상이 아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이 홍익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 각각은 함께 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 자신이 속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나(我, me)'가 아니라 '우리(we)'가 되어 모두가 하나가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미풍양속인 계와 향악, 두레, 품앗이와 같은 전통은 '홍익인간'의 이념을 바탕으로 이어져 왔고, 단재 선생의 '아나키즘'과도 닿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일제강점기 역사학자 단재 신채호 선생은 '조선상고사'에서 단군, 기자, 위만, 삼국으로 이어지는 기존의 역사인식체계를 부정하고 대단군조선, 삼조선, 부여, 고구려로 이어지는 새로운 역사인식체계를 설정했다. 훼손된 단군의 시대를 재조명함으로써 고조선이 우리 역사의 한 부분이었음을 명확히 규명하였고 동부여와 북부여 두 나라를 우리 민족의 근원으로 포함시켰다. 한사군은 한반도가 아닌 요동반도에서 찾아야 한다고 일축하기도 하였다.

일제강점기에 단재 신채호 선생을 비롯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아나키즘을 수용하고 독립운동을 펼쳤다. 아나키즘은 급진적이고 혁명적인 좌파 정치철학으로, 정부, 계층, 그리고 다른 모든 불평등한 권력체제의 폐지를 옹호하는 사상이다. 아나키즘은 권력체제가 본질적으로 억압적인 제도로 보는 것을 사람들 사이의 자발적인 연대에 의해 움직이는 비계층적이고 수평적인 구조로 대체하려고 한다. 즉, 수평주의, 자율성, 연대, 직접 민주주의를 포함한 핵심 원칙들을 중심으로 조직되는데, 이는 국민들이 합의를 통해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민주주의의 한 형태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코로나시대를 지나는 요즘, 인간간의 거리두기와 배려가 중요한 시점에서 단군의 홍익인간과 단재의 아카키즘을 되돌아 보는 10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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