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대한사랑 15호(20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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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들이다.

                        수와 당도 선비국에서 나왔다는 말은 이런 면에서 보자면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다.
                       또 수와 당은 선비족의 나라가 고안한 중요한 제도들을 받아들였는데, 부병제와 균전

                       제가 그것이다. 균전제는 국가가 농지를 농민에게 나누어주는 제도로 북위에서 처음

                       시행된 토지제도이다. 한화 정책을 추구한 효문제 때 처음 시행되었는데, 전란으로 유
                       망하는 농민들을 국가의 지배하에 포섭하려는 의도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부병제

                       는 서위에서 처음 시행되었는데, 국가로부터 농토를 받은 균전농민 가운데 일부를 농
                       한기에 부대로 불러 훈련하고 복무시키는 제도였다. 균전제와 부병제, 그리고 균전제

                       와 결합된 조세제도인 조용조(租庸調) 제도는 수와 당 재정제도의 근간이 되었다.

                        유목민인 탁발씨가 세운 나라 북위는 또 다른 북방 유목민 집단과 대치하였는데 중
                       국사서에서 ‘유연(柔然)’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유목민 국가가 그것이다. 유연은 처

                       음에는 탁발선비에게 복속되어 공납을 바치던 집단이었으나, 점차 북위로부터 벗어나
                       몽골초원으로 세력을 확대해 나갔다. 몽골 북부 초원의 고차(高車)를 복속시킨 유연은

                       남쪽으로는 424년 북위의 옛 수도 성락을 함락시켜 북위를 일시적으로 곤경에 빠뜨리

                       기도 하였다. 북위는 그 후 여러 차례에 걸쳐 유연을 공격하였으나, 유연을 끝내 정복
                       하지 못했다. 유연을 무너뜨린 것은 그 지배하에 있던 알타이 지역의 투르크계 돌궐 유

                       목민이었다.





























                                         유연 제국은 4세기 말부터 6세기 말까지 존재했던 몽골 초원 지대의 유목민 국가 ©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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