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대한사랑 15호(20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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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白嶽, 시라타케)이다. 표고 518m로 대마도 제1의 명산으로 불리는 백악은 2024년에

            일본의 낮은 명산 100선(日本百低山)에도 뽑힌 명산 중의 명산으로, 흰 거암으로 이뤄진
            정상은 누구나 보기만 해도 성스러움이 절로 느껴지는 신산(神山)이다. 산의 정상에 오

            르면 대마도의 원시림은 물론이거니와 천모만(淺茅灣, 아소오완)을 한 눈에 볼 수 있으며,

            부근에는 언제부터 세워졌는지 알 수 없는 백악신사(白嶽神社, 시라타케진쟈)가 있어 아주
            오래전부터 백산신앙이 대마도에 존재했음을 명백하게 밝혀 준다. 지금은 트래킹코스

            로 인기가 많은 산이지만, 예전에는 이 산 또한 신체산으로 여겨져 일반인들은 올라갈
            수 없는 산이었다.



            일본 창세신화의 뿌리인 조화삼신을 모두 모시고 있는 대마도

              그것뿐만이 아니다. 대마도에는 일본의 창세신화에서 등장하는 조화삼신을 모시는

            신사가 모두 존재한다. 일본의 창세신화에 등장하는 조화삼신은 천어중주존(天御中主尊,

            아메노미나카누시노미코토), 고황산령존(高皇産靈尊, 타카미무스비노미코토), 신황산령존(神皇産靈尊,
            카미무스비노미코토)으로, 각각 대도신사[大島神社, 현재는 원도신사(元嶋神社, 모토시마진쟈)라고 불

            림], 고어혼신사(高御魂神社), 신어혼신사(神御魂神社, 카미무스비진쟈)에서 모시고 있다. 이 세
            신사 중 두 신사가 식내사였고, 신어혼신사는 천신다구두혼신사의 말사로 현존한다는

            점으로 볼 때, 이 신사들이 신도문화가 정착한 초기부터 존재했을 가능성은 매우 크다

            고 할 수 있다.
              일본 신화 속 조화삼신 중에 가장 주목해야 할 신은 다름 아닌 고황산령존이다. 그

            는 별칭 고목신(高木神)이라고도 나오는데 여기서 이야기한 고목은 고귀한 나무, 즉 신단

            수를 지칭하는 것으로 여겨지며, 이는 곧 앞에서 이야기한 국선소도에서 환웅천왕께서
            강림하시는 신성한 나무로 모신 웅상을 뜻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또한, 실질적인 일본

            의 천손강림신화의 주인공, 경경저존(瓊瓊杵尊, 니니기노미코토)을 일본으로 파견한 신 또한
            고황산령존이다. 『일본서기』에는 원래 대마도에서 모시던 고황산령존을 5세기에 야마

            토의 중심지인 나라의 반여(盤余, 이와레)로 모셔간 기록이 있다. 이때 등장하는 ‘반여’라

            는 지역명은 일본의 초대 왕인 신무왕(神武, 진무) 시호의 일부이기도 한데, 이걸로 미루
            어볼 때, 고황산령존과 신무왕 또한 어떤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해 볼 수 있

            다. 『환단고기』「단군세기」<36세 매륵단군조>에는 신무왕이 일본으로 파견되는 부분이
            등장하는데, 이는 일본 땅에 소도문화가 이전된 것이 최소한 단군조선 시대임을 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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