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 - 대한사랑 15호(20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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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 연하(燕賀)의 정성을 갑절이나 다 하겠습니 사(權知國事)를 허가하시고 이내 국호(國號)를 묻게
다.” -『태조실록』3권, 태조 2년 2월 15일 경인 2번째 되시니, 신은 나라 사람과 함께 감격하여 기쁨이
기사, 1393년 명 홍무(洪武) 26년 더욱 간절합니다. 신이 가만히 생각하옵건대, 나
라를 차지하고 국호(國號)를 세우는 것은 진실로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나라 이름이 조선이 소신(小臣)이 감히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 일입니
된 것이고, 고려왕 이성계는 조선의 태조가 되 다. 조선(朝鮮)과 화령(和寧) 등의 칭호로써 천총(天
는 것이다. 즉 고려의 마지막 왕은 이성계인 것 聰)에 주달(奏達)하오니, 삼가 황제께서 재가(裁可)
이고, 그가 곧 나라 이름을 바꾸면서 조선의 태 해 주심을 바라옵니다.”
조가 된 것이다. 처음에 임금이 사신을 보내고자 했으나 그 적임
그런데 이 ‘조선’이라는 나라 이름의 유래에 자를 어렵게 여겼는데, 상질(尙質)이 자청하여 아
서 많은 사람들이 기자와 관련하여 지은 이름 뢰었었다.
이라 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당시 명에 -『태조실록』2권, 태조 1년 11월 29일 병오
보내는 공문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배신(陪臣) 조임(趙琳)이 중국 서울로부터 돌아와서
삼가 예부(禮部)의 자문(咨文)을 가지고 왔는데, 그
자문에, ‘삼가 황제의 칙지를 받들었는데 그 내용
에, 이번 고려에서 과연 능히 천도(天道)에 순응하
고 인심에 합하여, 동이(東夷)의 백성을 편안하게
하고 변방의 흔단(釁端)을 발생시키지 않는다면,
사절(使節)이 왕래하게 될 것이니, 실로 그 나라의
복이다. 문서가 도착하는 날에 나라는 어떤 칭호
를 고칠 것인가를 빨리 달려와서 보고할 것이다.’
하였습니다. 삼가 간절히 생각하옵건대, 소방(小
邦)은 왕씨(王氏)의 후손인 요(瑤)가 혼미(昏迷)하여
도리에 어긋나서 스스로 멸망하는 데 이르게 되
니, 온 나라의 신민들이 신을 추대하여 임시로 국
사를 보게 하였으므로 놀라고 두려워서 몸 둘 곳
이 없었습니다. 요사이 황제께서 신에게 권지국 『태조실록』2권, 태조 1년 11월 29일 병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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