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 - 대한사랑 15호(20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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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져 왔다는 것이라는 의미를 전해줬다는 기록 그리고 두 비문 모두 이성계 아버지 이자춘
이다. 이 얘기에 대해서는 곧이 곧대로 믿을 바 을 ‘환왕(桓王)’이라 하면서 이성계의 정통성을
는 못되나 그래도 징험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환왕으로 보았다. 또한 이 두 비문에는 어디에
꼭 못 믿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내용을 도 기자와 관련한 내용은 없다. 즉 조선이라는
보면 조선의 나라 이름을 국조격인 ‘단군’과 관 나라 이름은 기자와는 상관없이 그 나라의 역
련을 두는 것이라는 것이다. 즉 조선의 정통성 사를 근거로 하여 지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은 기자가 아니라 단군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이상한 점이 발견된
이다. 그런데 이런 비문의 내용이 권근이 죽고 다. 우리는 흔히 유학의 나라라고 알고 있었던
나서 성석린에 의하여 바뀌게 된다. 조선에서 왜 나라 이름과 관련하여 단군과 관
련을 시키고, 이성계의 아버지 이자춘을 추증
“지리산(智異山) 바위 틈에서 얻은 것인데 ‘목자(木 할 때 ‘환왕’ 혹은 ‘환조(桓祖)’라 했을까 하는 의
子)가 삼한을 고쳐 바로잡는다.’는 말이 있습니 문이다. 환왕에 대해서는 이색이 쓴 묘비에 자
다.”하였다. 사람을 시켜 나아가 맞으려 하니 이 세히 적혀 있고, 다시 정총이 지은 정릉비에 그
미 가버리고 없어진 그런 일이 있었다. 그리고 서 내력이 기록되어 있다고 하였다. 어쩌면 성석
운관(書雲觀)에 예전부터 비장하여 오던 비기(祕記) 린이 말했던 것이 이 대목에서 이해가 되는 부
가운데 구변진단도(九變震檀圖)에는 ‘나무를 세워 분도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아들을 얻는다.[建木得子]’는 말이 있다. 조선이 곧 권근의 원본이나 성석린의 교정본이나 직·간
진단(震檀)이라는 말은 수천 년 전부터 있어 왔는 접적으로 단군을 언급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
데, 지금에 이르러서야 징험(徵驗)되니, 하늘이 덕 므로 그 내용을 유추해보면 나라 이름은 조선
있는 이를 돌보고 도와준다는 것은 진실로 믿을 이 되고, 이 나라의 왕은 단군이 되는 것이다.
만한 것이다. -성석린 즉 이성계도 단군이 되고 싶었거나 혹은 단군
의 의미를 두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그
비석에 새겨진 내용인데 권근의 원문에서 말 럴 가능성이 있는 것이 이자춘을 환왕이라 한
하였던 ‘단군’이라는 말이 없어졌고, 다만 ‘진 점을 둘 수 있다. 이런 근거는 『삼국유사』 「기
단(震檀)’이라는 말로 바뀌었다. 그런데 역사의 이」편에 나오는 고조선건국기에서 찾아 볼 수
범위는 넓어졌다. 성석린의 본뜻은 무엇인지 있다. 고조선의 기틀은 환웅이 잡았고, 그 기틀
모르겠으나 어림잡아 볼 때 단군 이전부터 역 위에 단군이 고조선의 왕으로 즉위한 내용과
사를 넣은 것인 것 같기도 하다. 즉 권근의 생 비슷하다.
각과는 달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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