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대한사랑 15호(202503)

국통맥바로잡기 | 조선 ②

백악산과 근정전 전경 ⓒ조선고적도보

조선의 법궁 경복궁의 구성 체계

글. 정우진(상명대학교 한중문화정보연구소)

경복궁은 조선의 법궁이자 왕도 서울의 정궁이다. 임진왜란 때 경복궁이 전소되어 빈

터로 방치되었을 때에도, 법궁은 여전히 경복궁으로 인식되었다. 이는 경복궁이 가지는

상징성과 위상이 한양의 다른 이궁을 압도하는 절대적인 것이기 때문이었다. 경복궁에
는 조선의 창업정신과 국가이념이 오롯이 녹아있다. 또한 경복궁은 애초부터 한양도성

의 도시계획에서 도로체계의 시각적 초점에 위치하도록 입지하여, 도성의 랜드마크로
기능했고 백성들의 생활권에서 오랫동안 심리적 중심으로 자리매김이 되었다. 때문에

공궐(空闕)로 남아 있더라도 한양도성의 무게추는 언제나 경복궁에 집중될 수밖에 없었

다. 잘 알려져 있듯, 경복궁의 설계자는 삼봉 정도전이다. 정도전의 경복궁은 그 자체
로 동아시아 궁궐문화의 정수가 들어있는 이상적인 왕도정치의 현장이었으며, 나아가

성리학의 기본원리를 조형적으로 완성시킨 걸작으로 평가된다.
그렇다고 경복궁을 성리 사상의 핵심이 물리적으로 구현된 일면으로만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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