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대한사랑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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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다. 기록에 따르면 히코산 산하의 수험도 한반도와의 인연이 깊은 곳으로 『삼국지(三國
가 가장 융성했던 때는 규슈 인구의 3분의 2를 志)』「위서(魏書)」와 『환단고기』에 등장하는 이도
차지하는, 자그마치 42만명이나 되는 사람들 국(伊都國), 축자국(筑紫國)이 있던 지역이며, 신라
이 소속되어 수험도를 닦았다고 한다. 에서 넘어왔다고 알려져 있는 진(秦, 하타)씨와도
이 숫자를 보면 왜 명치정부가 히코산 금지 깊은 인연이 있는 지역이다. 이 지역은 한국의
령을 내렸는지 알 만하지 않는가? 명치정부 입 사국시대에는 물론이거니와 신라가 사국을 통
장에서 보면 이때는 일왕을 중심으로 한 국가 일한 이후에도 한반도와 밀접하게 교류가 이뤄
신도 체계를 세워 전 국민에게 퍼트려야 하는 졌다.
시기였으므로 수험도라는 존재는 그것을 방해 나카노 교수의 주장은 이런 배경을 전제로
하는 강력한 걸림돌 중 하나였을 것이다. 실제 한 것인데, 다음 세 가지로 압축해서 정리해 볼
로 히코산은 수험도금지령이 내려진 이후 철저 수 있다.
하게 핍박받아 거의 대부분 맥이 끊겨버렸는 첫째, 히코산의 경우 일반적인 일본의 산악
데,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이후 히 신앙이 갖고 있는 구조와 전혀 다른 매우 특이
코산신궁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탄생하여 간 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마치 경주의
신히 수험도의 맥이 이어지고 있다. 남산을 본 뜬 것과 같은 형태를 하고 있다.
둘째, 히코산에는 백산신앙이 함께 이뤄지고
화랑도의 영향을 받은 히코산의 수험도 있는데, 여기서 행해지는 백산신앙은 대마도와
그런데 이 히코산의 수험도가 한반도와 직접 규슈에서만 보이는 천동(天童)신앙과 세트로 봐
적인 관계가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가 있다. 일 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백산이란 천동이 내려
본에서 훈삼등서보장(勲三等瑞宝章)이라는 훈장 온 산을 말하는 것으로, 히코산이 아닌 또 다
을 받은 나카노 하타요시(中野幡能)교수이다. 그 른 백산을 가리킨다. 그 증거로 히코산을 비롯
는 팔번신앙(八幡信仰, 하치만신코오)과 수험도(修験 한 규슈의 백산신앙에서는 백산신과 함께 지주
道) 그리고 일본 산악신앙 연구의 대가인데, 히 신(地主神)을 따로 모시고 있다. 한편, 천동신앙
코산의 수험도가 신라 화랑도의 영향을 강하 에서 말하는 천동은 하늘에서 내려온 천제지자
게 받았으며 이것은 일본 전체의 수험도에도 (天帝之子)로 그려지기도 하고 천도(天道) 그 자체
영향을 크게 미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 그려지기도 하는데, 이 천동이 내려와서 산
그의 주장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약간 곳이 백산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
의 배경 지식이 필요하다. 간단히 설명하면, 히 백산이라는 곳은 과연 어디를 말하는 것일까?
코산 주변의 후쿠오카현 일대 지역은 예로부터 그 답은 다음 세 번째 주장과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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