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 - 대한사랑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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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5

              셋째, 히코산의 개산에 관해                                        이는 신라 화랑도의 영향을 받은

            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히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게 본다면
            코산에 관한 기록 중 가장 오래                                        두 번째 주장에서 언급한 백산은

            된 책인 『히코산류기(彦山流記)』                                       환웅이 내려왔다고 전해지는 태

            (13세기)에 따르면 히코산을 개산                                      백산(백두산)이 된다.
            한 인물은 등원항웅(藤原恒雄, 후                                        따라서 히코산을 개산한 등원

            지와라 캉유우)이라는 인물이다.                                        항웅은 단군설화 속 하늘에서 내
            지금은 이 등원항웅이 선정상                                          려왔다고 하는 환웅으로 볼 수

            인(善正上人)에게 도를 전해받아                                       있으며, 히코산에서 모시는 백산

            히코산을 개산했다고 전해지는                                          신이란 태백산(백두산)을 신격화
            데, 이는 후대에 첨가 혹은 왜곡                                       시킨 신으로 볼 수 있다. 후대에

            된 내용으로 보이며, 오히려 등                                        환웅이 아닌 단군을 가리키는 선
            원항웅이야말로 히코산에서 모                                          정상인을 모시는 것처럼 변화된

            시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이유는, 일본의 모자신신앙(母子

            한, 현재 옥옥신사(玉屋神社, 타마                                      神神仰)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자

            야진쟈)라고도 불리는 반야굴(般                                        식을 모심으로써 부모도 함께 모
            若窟)에서 나온 것으로 유명한                '등원환웅과 선정상인'의 그림으       신다는 신앙이 그 바탕에 깔려있
                                            로 잘 알려진 『언산개산연기회(彦
            「등원항웅과 선정상인」이라는                 山開山緣起繪)』 ⓒ주간 일본의        는 것이다. 따라서, 히코산에서는
                                            신사69 히코
            그림에서 보이는 도인의 모습은                                        선정상인을 모심으로써 환인·환

            마치 조선을 건국한 단군왕검의                                        웅·단군을 함께 모시고 있는 것

            초상화를 떠오르게 하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                      이다. 이러한 역사문화적인 배경으로 볼 때, 히
            는데, 이는 단군을 선정상인으로 표현한 것으                     코산의 수험도는 화랑도의 영향을 매우 강하

            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등원항웅이라는 이                    게 받았고, 히코산 개산설화는 단군설화의 영
            름에서 등원이라는 성은 『히코산류기』가 써진                     향을 받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시기로 볼 때 당시 일본을 주도하는 세력인 등                     나카노 교수의 연구는 매우 방대한 양이므

            원을 붙임으로써 정통성을 강조하려던 것으로,                     로 이를 한 페이지에 압축 요약하는 것은 참으
            후대에 붙인 것이라고 여겨진다. 항웅이라는                      로 무모한 일이 아닐 수 없으나 필자가 대략적

            이름 또한 환웅(桓雄)의 오기로 보이며 환인, 환                  으로 정리하면 이와 같다. 실제로 히코산신궁
            웅, 환검(단군)은 화랑도에서 모시던 신이므로                    에는 수험도관이라는 히코산의 보물들을 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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