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대한사랑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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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고 발칸반도와 동유럽 여러 곳에 정착하기 에 정착하였다가 곧 이탈리아반도로 이동하였
시작하였다. 동유럽의 슬라브화가 본격화된 것 는데, 물론 평화스런 이주는 아니고 아바르의
이다. 오늘날 불가리아, 북마케도니아, 세르비 지원하에서 이루어진 군사적 정복이었다. 당시
아, 크로아티아 등 발칸 지역의 상당 부분이 슬 이탈리아는 동고트족이 세운 왕국이 붕괴하고
라브어 지역이 된 것은 그러한 정착의 결과였 비잔틴제국의 영역으로 편입되어 있었다. 롬바
다. 비잔틴인들은 자신들의 영토 내에 정착한 르드족은 비잔틴의 영토였던 이탈리아 북부를
슬라브인들을 슬라브족의 한 족속 이름을 따 정복하여 자신들의 땅으로 삼았다. 오늘날 이
라 ‘스클라비나이’(sklavenai)라고 불렀다. 영어로 탈리아 북부의 ‘롬바르디아’라는 지명은 이 게
노예를 뜻하는 ‘슬레이브(slave)’는 이 단어에서 르만족 이름에서 유래하였다. 당시 롬바르드족
유래했다고 한다. 스클라비나이는 그리스인들 의 왕 알보인은 아바르의 바얀 카간과 동맹을
에 의해 천민집단으로 취급되었거나 위급시에 맺고 함께 판노니아를 정복하였지만, 아바르족
용병으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에 대해 상당히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그가 이
슬라브족은 발칸의 다뉴브강 이남 지역 뿐 탈리아를 정복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아바르족
아니라, 서쪽으로는 판노니아 너머의 체코와 세력이 점차 커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알보
슬로바키아 지역으로 이주하였다. 이들을 서슬 인은 568년 율리안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로
라브족이라 하는데, 이들 역시 아바르족의 후 진출하여 베네치아, 밀라노 등 주요 도시들을
원 아래 이주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슬라브족 크게 힘들이지 않고 정복할 수 있었다.
의 이주와 생활권 확대는 아바르 제국의 범위 당시 헝가리 평원을 근거지로 삼은 아바르
를 보여준다. 동유럽 슬라브족에 대한 아바르 제국은 다뉴브강 하류 지역 뿐 아니라, 발칸반
의 지배력이 어느 정도까지 광범하게 행사되 도로 세력을 확대하였다. 동로마제국 헤라클
었는지 드러내주는 기록이 있다. 7세기 비잔틴 리우스 황제(재위 610-641)는 사산조 페르시아제
역사가 테오필락트 시모카타에 의하면 발트해 국과의 전쟁을 치르느라 어떻게든 아바르와의
근처에 살던 일부 슬라브 부족장들은 먼 거리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려 하였다. 1623년에
때문에 아바르 카간에게 군사적 도움을 주지 는 22만 냥의 금화를 아바르 카간에게 공납금
못한 것을 사죄하였다고 한다. 아바르 제국의 으로 보내고 자기 아들까지 질자(質子)로 보냈
지배가 발트해까지 미쳤음을 드러내 주는 기록 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전략은 효과
이다. 를 발휘하지 못하여, 626년에는 아바르가 그
게르만족 가운데 롬바르드(랑고바르드)족은 아 휘하의 슬라브족, 게피다이족, 불가르족을 대
바르와 함께 헝가리 평원을 정복하여 헝가리 거 동원하여 콘스탄티노플로 진격해왔다. 동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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