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7 - 대한사랑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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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8

            는 뜻의 고대 한국어라고 써져 있다. “쓰쓰"는                   도문화 속에서도 확인된다는 점은 매우 흥미

            한국어의 “두두(トゥトゥ)”이고, “키”는 “성(城)”               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인류문화사적으로 보
            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두두”는 언덕(岡) 혹                  면 대개 중세 이후로 넘어가면 남존여비사상

            은 두둑(畦)을 말한다고 했다. 따라서, 곧 “쓰쓰                 이 강해지면서 여신들은 그 자취를 감추게 되

            노오”의 실체는 바다의 신인 면진견신의 삼신                     는데, 다행히도 일본은 최고신인 천조어대신이
            과 함께 태어나, 주변의 강과 바다 일대를 지배                   여성으로 계속 남아 명맥을 유지했다. 어쩌면

            했던 “산(혹은 산성)의 우두머리인 남자”. 즉 그                 이는 일본이 만들어 낸 훌륭한 문화, 신불습합
            지역의 “성주(城主)”를 뜻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神佛習合) 덕분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신불습합

            거기에 물의 깊이에 따라 세 신이 다르다는 것                    의 문화는 아쉽게도 명치유신의 폐불훼석(廢佛

            은 곧 지난 호에서 소개한 종상대사처럼 한반                     毁釋) 정책 때문에 많이 파괴되어버렸지만 그나
            도와의 거리에 따라 세 영역의 바다를 수호하                     마 흔적이라도 남아있는 점은 참으로 다행이라

            는 신으로 모셨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고 하겠다.
                                                          물론 주길삼신이 처음에 여자삼신이었는지

            여성 제사 중심 사회에서 남성 무사 중심 사회                    아닌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같은 배
            로의 변화를 상징하는 주길삼신                             달 민족이면서 바다를 주 무대로 하고, 또한 씨

              이처럼 종상대사도 삼신, 주길대사도 삼신을                    족의 신으로 삼신을 모신다는 공통점을 가진

            모시지만, 여기에는 중대한 차이점이 하나 있                     종상(무나카타)씨족과 아즈미씨족 중, 일본에 먼

            다. 바로 종상대사의 삼신이 세 여신을 중심으                    저 뿌리를 내린 것으로 여겨지는 종상씨족은
            로 한 여성 제사장 중심 문화를 상징한다고 한                    제사를 중심으로 한 여성삼신을 지금도 모시

            다면, 주길삼신은 세 남신을 중심으로 한 남성                    고 있는데 반해, 후대에 세력을 키운 아즈미씨

            무력 중심문화를 상징한다고 하는 점이다. 이                     족은 성주라고도 해석되며, 무력의 상징으로도
            는 인류 역사문화의 흐름이 여성 중심에서 남                     볼 수 있는 ‘산성의 세 남신(쓰쓰노오)’을 모신다

            성 중심으로 넘어온 것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는 점은 인류의 역사문화 발달 과정과 그 맥을

            할 수 있다.                                      함께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인류의 역사문화가 고대문화에서 중세문화                       이를 종합해 볼 때, 주길삼신은 바로 삼신문

            로 넘어오면서 문화의 주도권이 여성중심에서                      화와 바닷길을 주도한 아즈미족의 해양문화가
            남성중심으로 넘어갔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융합된 상징이며, 인류의 고대 문화가 중세로

            사실인데, 이런 문화의 변천 과정이 일본의 신                    전승된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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