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대한사랑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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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와 『해동고승전』 등의 기록을 통                   엄경』을 배운 제자이다.

            해 그가 불법을 깨친 승려만이 아니라 우리나
            라 고유의 선맥(仙脈)을 계승한 시대의 도승(道                    나는 여러 연(緣)으로 이루어진 존재, 여러 연

            僧)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특히 주목할 것                   들이 나로써 하나의 연을 이루었네. 연으로 이

            은 그가 당시까지 전해 오던 고유 역사서에서                      루어진 나이기에 체(體)가 없고, 나를 이룬 연
            한민족사 국통(國統)의 맥을 정리해 『삼성기(三聖                   (緣)에도 성(性)이 없네.

            紀)』라는 역사서를 저술했다는 것이다.                         (我是諸緣所成法 諸緣以我得成緣 以緣成我
                                                          我無體 以我成緣緣無性)

              표훈(表訓)은 경덕왕(35대, 재위 723~765년) 대에

            활동한 인물로 생몰년이 확인되지 않지만, 화                      표훈이 지어 의상대사에게 바친 시로 「오관
            엄종(華嚴宗)의 고승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문                   석(五觀釋)」이라고 하는데, 이로써 의상대사로부

            무왕 14년(674)에 황복사(皇福寺)에서 의상대사                 터 법을 인가받았다고 한다.
            로부터 『화엄일승법계도(華嚴一乘法界圖)』와 『화                    그 뒤 김대성(金大城)이 창건한 불국사(佛國寺)

                                                         에 머무르면서 『화엄경』을 강하였고, 동문인

                                                         능인(能仁)·신림(神琳) 등과 함께 금강산에 표훈
                                                         사(表訓寺)를 창건하여 초대 주지가 되었다고 전

                                                         한다.



                                                          왕이 하루는 표훈대덕((表訓大德)을 불러 말하기

                                                          를, “짐이 복이 없어 아들을 두지 못했으니, 원

                                                          컨대 대덕께서 상제(上帝)께 청하여 아들을 두
                                                          게 해주시오”라고 하였다. 표훈이 천제(天帝)에

                                                          게 올라가 고하고 돌아와서 아뢰기를, “상제

                                                          께서 말씀하시기를, 딸을 구한다면 가능하나
                                                          아들은 합당하지 못하다고 하셨습니다”라고

                                                          하였다. 왕이 말하길, “원컨대 딸을 바꿔 아
                                                          들로 해주시오.”라고 하였다. 표훈이 다시 하

                                                          늘에 올라가 청하니, 상제가 말하기를, “될 수

              표훈 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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