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대한사랑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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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통맥바로잡기ㅣ백제②


            사라진 동성왕의 북위 전쟁 기록,



            역사학계는 왜 침묵하는가













                                                                                   글. 박찬화 사무총장
              백제 제24대 동성왕(東城王, 재위 479~501)은 문            명한 사료로 남아 있는 전쟁을 누락하는 배경

            주왕의 아들로, 웅진 시기 백제를 이끌며 국력                    에는 한국 역사학계의 구조적 문제가 자리하

            을 재건한 군주이다. 그는 남제와의 외교를 통                    고 있다. 사실 백제-북위 전쟁은 이른바 ‘대륙
            해 국제적 입지를 넓히고, 신라와 혼인동맹을                     백제설’과 직결된 핵심 사건이다. 만약 이 전쟁

            맺어 남방의 안정을 꾀하였다.                             을 역사적 사실로 정식 인정할 경우, 현재 한국

              그의 치적 중 가장 중요한 업적은 북위와의                    주류 사학계가 절대적인 진리처럼 붙들고 있는
            전쟁을 승리로 이끈 것이다. 재위 기간 동안 북                   한사군 한반도설’과 ‘낙랑군 평양설’이라는 프

            위와 10년에 걸친 전쟁을 치르며 나라의 존립                    레임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을 지켜낸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결국 학계는 자신들이 세워놓은 식민사학적
              그러나 공주 지역의 박물관과 전시관을 둘러                    틀을 지키기 위해 역사적 사실조차 외면하거나

            보면, 백제 동성왕을 소개하는 설명에서 북위                     축소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단순히 학문적 해
            와의 대전쟁에 대한 기록이 전혀 언급되지 않                     석의 차이를 넘어, 국민에게 왜곡된 역사 인식

            는다. 이는 단순히 특정 전시관의 문제가 아니                    을 강요하는 중대한 문제라 할 수 있다.

            라, 대부분의 백제사 연대표와 해설 자료에서                      그럼 무엇이 문제인지 본론으로 들어가 보
            동일하게 반복되는 현상이다. 동성왕의 치적                      자.

            을 설명하면서 사신 파견이나 궁궐 수리와 같
            은 상대적으로 작은 사건들은 기록해두면서도,                     사서에 기록된 백제-북위 전쟁

            10년에 걸친 대규모 북위 전쟁은 의도적으로                      『삼국사기』「백제본기」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생략되고 있는 것이다.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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