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대한사랑_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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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렸다. 그 사이 음악이 연주되었다.                         이러한 황제 즉위와 관련하여 당시 언론은

              찬의가 “반수(班首)는 앞으로 나오시오”라고 하                 이렇게 보도하였다.
              자 주사(主事)가 의정을 인도하여 황제 앞으로 갔

              다. 찬의가 “무릎을 꿇고 홀(笏)을 꽂으시오”라고                광무 원년 10월 12일은 조선 역사에서 몇 만 년

              하자 의정은 엎드려 홀을 꽂았다. 백관이 모두 무                 을 지내더라도 제일 빛나고 영화로운 날이 될지
              릎을 꿇고, 봉보관(捧寶官)이 보를 담은 상자[菉]를               라. 조선이 몇 천 년을 왕국으로 지내어 가끔 청

              열고 옥보(玉寶)를 꺼내 무릎을 꿇고 의정에게 주                 국에 속하여 속국대접을 받고 청국에 종이 되어

              었다. 의정이 보를 받들고 “황제께서 대위(大位)에                지낸 때가 많이 있더니, 하느님이 도우시어 조선
              오르셨으니 신 등은 삼가 어보(御寶)를 올립니다”                 을 자주독립국으로 만드셔서 이달 12일에 대군

              라 하였다. 비서경(秘書卿)이 보를 받아 녹 안에 넣               주 폐하께서 조선 역사 이후 처음으로 대황제 지
              었다.                                         위에 나아가시고 그날부터는 조선이 다만 자주독

              찬의가 “자리로 가서 배(拜) 흥(興) 평신(平身)하시              립국뿐이 아니라 자주독립한 대황제국이 되었다.

              오”라고 창하였다. 백관들이 그렇게 하였다. 찬의                 나라가 이렇게 영광이 된 것을 어찌 조선인민이
              가 “자리로 돌아가시오”라고 하자, 주사가 의정                  되어 하느님을 대하여 감격한 생각이 아니 나리

              을 인도하여 서쪽으로 내려와 자리로 갔다.                     요.(<독립신문> 1897년 10월 14일)
              찬의가 “국궁 배 흥 평신”이라고 하자, 홀을 꽂고

              국궁(鞠躬) 삼무도(三舞蹈)하고, 왼쪽 무릎을 꿇고                고종의 황제 등극을 계기로 대한제국은 자

              머리를 세 번 조아리고[三叩頭], ‘산호(山呼) 산호(山            주독립한 황제국·천자국이 되었음을 보도하고
              呼) 재산호(再山呼)’를 외치고, 오른쪽 무릎을 꿇고              있다. 황제 즉위식을 마친 뒤 고종황제는 황후

              홀을 꺼내고, 부복한 뒤에 일어나 평신하고 국궁                 와 황태자를 책봉하는 등 여러 후속 의례를 집

              사배하고 일어나 평신하였다.                            행하였다. 그 하나로 왕후 민씨를 황후로 왕태
              찬의가 ‘권반(捲班)’이라고 하자 백관들이 물러났                자를 황태자로 책봉하였다. 황제국에 걸맞게

              다. 좌우 장례가 황제를 인도하여 대차로 들어갔                 제도를 개혁해나갔다.

              다.
                                                         대한제국을 선포하다

              고종의 황제 등극으로 대한제국은 천자국·                      1897년(고종 34년) 10월 13일 진시(辰時, 오전 8
            황제국으로 자주·독립국가가 되었다. 대한제국                     시), 고종은 국호를 대한으로 하고, 연호를 광무

            선포 과정을 담고 있는 『대례의궤』는 천자국                     로 하며, 임금을 황제로 칭하고, 황후와 황태자
            의례를 담고 있다.                                   를 책봉한 것을 선포하는 조서를 반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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