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대한사랑_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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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가서 황천상제 신위에 한 것과 똑같이 한다.                 상제이다. 지금의 서울 황궁우에는 황천상제

              상은 응화지곡(凝和之曲)이 울리는 가운데 황천상                 위패가 모셔져 있다.
              제 신위 앞에서 조(俎)를 올리고 규를 잡고 부복했                황천상제는 천지만물을 주재하고 천명을 내

              다가 일어난다. 상은 다시 황지지 신위 앞에서도                 리는 궁극적 존재이다. 대한제국 환구제는 사

              똑같이 한다.                                    라진 상제를 모시는 전통, 상제문화를 수백 년
              상은 황천상제 준소에 가서 서향하고 서서 수화                  만에 부활시키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지곡(壽和之曲)이 울리는 가운데 술을 올린다. 황지

              지 준소에서도 그렇게 한다.                            황제로 등극하다
              상은 황천상제 신위로 가서 북향하고 서서 신위                   등극의(登極儀)는 고종이 환구에서 황천상제,

              앞에 작(爵)을 올린 다음 부복했다가 일어난다. 황               천지에 제사한 뒤 황제위(皇帝位)에 등극하는 의
              지지 신위에서도 그렇게 한다.                           례이다. 1897년 10월 12일 새벽, 고종은 천지

              그 다음에는 대축이 신위 오른쪽에서 동향하여                   에 고하는 고유제를 마쳤다. 그리고 묘시(卯時,

              축문(祝文)을 읽고, 끝나면 상은 부복했다가 일어                오전 6시)에 황제 자리에 오르는 의례를 행하였
              난다.                                        다. 『대례의궤』에 기록된 절차를 정리하면 이렇

              상은 황천상제 준소에 가서 예화지곡(豫和之曲)이                 다.
              울리는 가운데 아헌례(亞獻禮)를 한다. 그 다음 황

              천상제와 황지지 준소에 가서 종헌례(終獻禮)를 행                 천지에 고하는 제사가 끝나자 의정(議政) 심순택

              하고, 두 신위에게도 종헌례를 한다.                        이 백관을 거느리고 망료위로 가서 고종에게 “고
              이어 음복과 변두(籩豆) 철거와 망료(望燎)로 이어                제례(告祭禮)가 끝났으니 황제위에 오르소서”라고

              진다. 이때 옹화지곡(雍和之曲)이 연주된다. 요화                 청하였다. 고종은 신하들의 부축을 받으며 단(壇)

              (燎火)가 반쯤 타면 모든 제사가 끝난다.                     에 올라 금으로 장식한 옥좌에 앉았다. 백관들이
                                                          먼저 품계에 맞추어 늘어선 가운데, 집사관이 면

              고유 천제는 황제 입장→ 국궁 사배 흥 평                     류관과 십이장복을 올려놓을 탁자[冕服案]과 옥새

            신(鞠躬四拜興平身)→ 신관례(神祼禮)→ 삼상향(三上                  를 올려놓을 탁자[寶案]를 들고 왔다. 의정이 곤면
            香)→ 전옥백(奠玉帛)→ 진조(進俎)→ 초헌례→ 독                  (袞冕)을 받들어 무릎을 꿇고 면복안 위에 올려놓

            축(讀祝)→ 아헌례→ 종헌례→ 음복례→ 국궁 사                    았다. 의정 등이 12장문의 곤면을 들고 황제에게
            배 흥 평신→ 변두(籩豆, 철거)→ 망료(望燎)의 순                 입혔다.

            으로 이루어졌다.                                     의정 등이 제자리로 들어간 뒤, 찬의(贊儀)가 ‘배반
              환구단에서 올린 제사의 궁극 대상은 황천                      (排班)’을 창하였다. 반(班)이 정렬되고 사배를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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