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대한사랑_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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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만억년토록 영원할 나라의 터전이 진실로 고종은 삼한을 하나로 통합했다는 의미를
지금에 달려 있습니다.” 함축한 ‘대한(大韓)’을 새 국호로 정했다. 그러
고종 : “우리나라는 곧 삼한의 땅인데, 국초에 천 나 대한이라는 국호는 이때 결정된 것이 아닌
명을 받고 통합하여 하나가 되었으니, 지금 국호 듯하다. 왜냐하면 황제 등극의(登極儀) 때 올릴
를 대한(大韓)이라고 정하는 것은 불가한 것이 아 ‘대한(大韓)’이라는 한자가 들어간 어보(御寶)·국
니다. 또한 종종 각 나라의 문자를 보면 조선이라 새(國璽) 제작이 이미 수일 전에 시작되었기 때
고 하지 않고 한(韓)이라고 하였다. 이는 아마도 문이다. 고종은 이날 오후 4시쯤 환궁하였다.
미리 징표를 보이고 오늘을 기다린 것이니, 천하
에 공표하지 않더라도 천하가 모두 대한(大韓)이 환구단에서 친제를 올리다
라는 칭호를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황천상제에게 올리는 환구제는 어
심순택 : “삼대 이래로 국호는 예전 것을 답습한 떻게 이루어졌을까? 먼저 환구제를 앞두고 고
경우가 아직 없었습니다. 그런데 조선은 바로 기 종이 한 말을 들어보자.
자가 옛날에 봉해졌을 때의 칭호이니, 당당한 황
제의 나라로서 그 칭호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오직 상제(上帝)가 날마다 여기를 내려 보고 있으
옳지 않습니다. 또한 대한이라는 칭호는 황제의 니 마땅히 정성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대해야 하
계통을 이은 나라들을 상고해 보건대, 옛것을 답 며 털끝만큼이라도 정성스럽지 못한 뜻이 있어서
습한 것이 아닙니다. 성상의 분부가 지당하시니 는 안 된다. ‘상제가 내려와 그대를 보고 있으니,
감히 보탤 말이 없습니다.” 그대는 딴 마음을 먹어서는 안 된다.’고 한 것은
조병세 : “각 나라의 사람들이 조선을 한(韓)이라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사람들은 다만 하늘이
고 부른 것은 그 상서로운 조짐이 옛날에 싹터서 아득히 멀고 귀신이 은미하다는 것만 알 뿐이지
바로 천명이 새로워진 오늘날을 기다렸던 것입니 구석구석 훤히 살펴보고 있다는 것은 알지 못한
다. 또한 ‘한’자의 변이 ‘조(朝)’자의 변과 기이하게 다.
도 부합하니 우연이 아닙니다. 이것은 만세토록 대체로 정성이 있으면 감응이 있고 정성이 없으
태평 시대를 열 조짐입니다. 신은 흠앙하며 칭송 며 감응이 없으니, 제계하고 깨끗이 하며 의복을
해 마지않습니다.” 성대히 하여 제사 받들기를, 마치 하늘이 위에서
고종 : “국호가 이미 정해졌으니, 원구단에 행할 굽어보고 있는 듯이 하여야 한다. 이것이 옛날의
고유제의 제문과 반조문(頒詔文)에 모두 ‘대한(大 성스럽고 밝은 제왕들은 하늘을 공경한 까닭으로
韓)’으로 쓰도록 하라.”(『승정원일기』 고종 34년 음력 그 내용이 문헌에 상세히 실려 있다. 하늘과 사람
9월 16일[양력 10월 11일]) 은 원래 두 가지가 아니니, 성인은 바로 말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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