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대한사랑_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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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새 연호(年號)를 세우라고 하였다. ‘연호’는 관계에 있고, 공법상으로나 영토로 보나 인구로
말 그대로 연도의 호칭이다. 연호는 황제의 통 보아도 문제없다.”
치권을 상징하고, 나아가 황제의 호칭으로도 “우리나라는 단군이 맨 먼저 나와서 요 임금과 같
사용된다. 연호는 황제국의 독점물로, 제후국 은 시기에 왕위에 올랐으며 기자(箕子)의 도(道)가
은 독자적 연호를 가질 수 없다. 조선시대에 오 우리나라에 와서 한번 변화하여 중화(中華)의 수준
랫동안 독자적 연호 없이 명과 청의 연호를 사 에 이르렀다.”
용한 것은 이 때문이었다. 결국 고유의 독자 연 “우리나라는 단군과 기자 이래로 지금에 이르기
호를 갖는 것은 황제국·천자국으로 나아가는 까지 요순을 따르고 찬란한 삼대의 풍(風)을 지녀
출발점이다. 왔으며, 천하 문명이 우리에게 있고, 제황(帝皇)의
대한제국 이전에도 개국(開國)이나 건양(建陽) 통(統)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은 천명과 인심과 시
과 같은 연호가 있었다. 그러나 이들 연호는 황 (時)와 예에 모두 합당하다.”
제국을 상징하는 연호가 아니었다. 그리하여 “우리나라의 예악법도는 한·당·송·명을 손익(損益)
아관파천 후 고종은 이전의 연호를 취소하고, 한 것으로, 지금 지구상에서 요순을 조술(祖述)하
황제 즉위의 사전 준비로 황제국을 상징하는 고 그 통을 잇고 있는 나라는 우리뿐인데, 그 통
진정한 독자 연호를 준비시켰다. 그 결과 8월 을 이은 자는 반드시 그에 합당하는 이름과 지위
14일에 ‘광무(光武)’와 ‘경덕(慶德)’ 두 가지 연호 를 가져야한다.”
중 광무가 새 연호로 결정되었다. “삼대 이후로 예악과 법도를 지켜서 문명의 화(化)
새로운 연호가 정해지고 환구단에 대한 의견 를 만세에 전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뿐이며, 따라
이 공론화됨에 따라, 9월 말에는 황제라는 칭 서 제통(帝統)이 우리에게 있다.”
호를 쓰고 황제로 즉위하기를 청하는 상소와 “천명이라는 것은 그 때를 보면 말할 수 있고 인
주청이 다시 급증하였다. 일반 시민들도 상소 심은 여론을 들으면 알 수 있는데, 우리 신민들이
를 올렸다. 그렇다면 칭제를 정당화하는 근거 황제의 칭호를 받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은 천명
는 무엇일까? 『고종실록』에 나타나는 대표적 이자 인심이다.”
인 논리를 보자. “우리는 영토의 넓이가 사천리로서 당당하게 천
자가 다스리는 나라이며 많은 사람들을 먹여 살
“복희와 황제 이래로 5천여 년 간 정통으로 물려 릴 수 있으며 예악과 문물이 세상에 표준이 된
받은 예악문물이 우리나라에 있기 때문에 존호를 다.”
갖는 것이 맞다.” “단군, 기자 이래의 유구한 문화 전통을 지켜왔으
“연호 등 자주국의 바탕을 마련했고, 만국과 평등 며, 이제야말로 요순과 은주(殷周)와 한당(漢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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