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대한사랑_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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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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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국통맥을 잇는 대한제국의 탄생 과                    차단하였다. 그 대신 조선은 천자국에서 중사

            정을 살펴보면서 고종이 자주 독립·국권 회복                     의례로 분류되는 종묘제와 사직제를 대사로
            을 지향하며 천자국을 향해 보인 행보를 살펴                     분류한다.

            보고자 한다.                                       조선 초기에는 하늘에 천제를 올리는 문제를

                                                         두고 갈등도 있었고, 정조 때는 천제를 천자국
            조선 제사 체계의 개편                                 의 의례가 아닌, 우리의 상고 역사, 중국의 제

              조선의 제사 체계는 유교 이념, 명나라와 사                   후국이 아닌 단군조선의 신교 전통에서 그 실
            대 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제후국의 체계였다.                     행의 정당성을 찾으려는 노력도 있었다. 그러

            『세종실록』 「오례」나 성종 때 완성된  『국조오                  나 전체적으로 보면 조선에서는 천자국 의례로

            례의』는 제후국의 예제를 기본 틀로 한다.                      여겨진 상제·하늘에 올리는 천제가 거의 실현
              흔히 국가의 큰 의례는 길례를 포함한 오례                    되지 못했다.

            로 분류되는데, 그 중 국가 제사 의례인 길례는                    그런데 갑오개혁 때 개혁의 일환으로 고종은
            대사·중사·소사로 구분된다. 대사에 속하는 가                    사전 체계의 개혁을 지시하였다. 그리하여 원

            장 중요한 제사는 원구 천제인데, 『예기』 에 의                  구단에서의 천제, 동지(冬至) 교사례(郊祀禮)를 대

            하면 상제·천·하늘을 대상으로 하는 제사는 천                    사로 복원시켰다. 사라졌던 원구제를 대사로
            자만 행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하여 조선의 제                    바로잡았다. 이는 조선의 이전 제사 체계와 명

            사 체계에는 오례의 하나인 길례를 대·중·소사                    확하게 다른데, 대사(大祀)만 비교해 보자.

            로 구분하기는 하였으나 원구제가 없다. 천자                      『국조오례의』 등에 의하면 조선시대에는 사
            의 예인 원구제는 천자만 행할 수 있는 대사이                    직단 제사와 종묘 제사가 으뜸 대사였다. 그러

            므로, 제후국인 조선은 천자의 예를 행할 수 없                   나 고종은 천자·황제만 독점적으로 행할 수 있

            다는 것을 명목으로 제사 체계에서 제도적으로                     다는 하늘 제사, 원구 천제를 으뜸 대사로 규정





                                          【조선과 대한제국의 제사 체계】

                          『태종실록』                                                  『고종실록』
                                          『세종실록』 「오례」            성종
                        태종13년(1413)                                            고종 33년(1896)
                                           길례서례, 변사        『국조오례의』 「길례」
                          4월 13일                                                  8월 14일


                                                                              원구단, 종묘, 영녕전,
               대사         사직, 종묘             사직, 종묘         사직, 종묘, 영녕전
                                                                                 사직, 대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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