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대한사랑_4월호
P. 25

2025. 4
                                                                                              2025. 4
            러므로 국새에 ‘새’나 ‘보’자는 거의 사용할 수                  었는데 ‘황제지보’만 거북 모양이고, 나머지는

            없었다. 도장 내용은 ‘조선국왕지인(朝鮮國王之                    모두 용 모양으로 제작되었다. 이러한 큰 변화
            印)’에서와 같이, 대부분 ‘인’이라고 하였다. 뿐                 는 조선이 청과 더 이상 사대관계가 아니며, 조

            만이 아니다. 국새는 손잡이 장식[紐]에서도 달                   선이 중화의 계승자, 천자의 나라, 황제국, 천

            랐다. 천자를 상징하는 황제는 ‘용’ 손잡이를                    자국의 황통을 회복하였음을 상징한다.
            사용하였고, 제후(임금)는 ‘거북이’ 손잡이를 사

            용하였다.                                        국호(國號), 대한(大韓)
              10월 4일, 황제 즉위에 필요한 보책을 만들                   1897년 10월 11일 오후, 고종은 경운궁을

            기 위해 보책조성소가 설치되었다. 그리고 이                     출발하여 회현방 소공동 환구단으로 행차하였

            때 만들어진 국새가 ‘대한국새(大韓國璽)’, ‘황제                 다. 다음날 행할 고유제를 올릴 제단, 제사에
            지새(皇帝之璽)’, ‘황제지보(皇帝之寶)’(3과), ‘칙명지            사용할 제기(祭器)와 희생(犠牲) 등을 살펴보기

            보(勅命之寶)’(2과), ‘제고지보(制誥之寶)’, ‘시명지보            위함이었다. 이를 마친 후 고종은 환구단에서
            (施命之寶)’ 등 9과이다. 대한제국 기록에는 보이                 심순택, 조병세, 민영규, 김영수 등 측근 신하

            지 않으나 2008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재미                     들을 입시하게 하였다. 그리고 국호(國號)를 논

            교포로부터 구입한 ‘황제어새(皇帝御璽)’와 같은                   의했다. 『승정원일기』·『고종실록』에 실린 당시
            비밀 국새도 있었다.                                  현장 대화를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이때 제작된 9과 옥새를 분석해보면 고종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9가지 도장의 내용이 ‘인’                  고종 : “경들과 의논하여 결정하고 싶은 것이 있
            에서 모두 황제의 도장을 지칭하는 ‘새’(2가지)                   다. 정사를 모두 새롭게 시작하는 지금에 모든 예

            나 ‘보’(7가지)로 바뀌었다. 손잡이 장식도 바뀌                  가 새로워졌으니 원구단에 처음으로 제사를 지내

                                                          는 지금부터 의당 국호(國號)를 정하여 써야 한다.
                                                          대신들의 의견은 어떠한가?”
                    황제 명령인 조칙(詔勅)에 사용한 칙명지보(勅命之寶)
                                                          심순택 : “우리나라는 기자가 옛날에 봉해진 조
                                                          선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칭호로 삼았는데 애당초

                                                          합당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지금 나라는 오래되

                                                          었으나 천명이 새로워졌으니 국호를 정하되 응당
                                                          전칙(典則)에 부합해야 합니다.”

                                                          조병세 : “천명이 새로워지고 온갖 제도도 모두
                                                          새로워졌으니, 국호도 새로 정해야 마땅합니다.



                                                                                              25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