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5 - 대한사랑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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펴 솥[鼎]에다 음식물을 익혀 먹는 상을 보여준다. 정[鼎]괘에 한솥밥을 먹는 가족의
의미가 있듯 가인(家人)괘도 불[火]을 지펴 밥을 같이 먹는 집안의 가풍(家風)이 바람[風]
따라 퍼져 나가는 의미가 있다. 가정의 총합체가 국가이므로 가인(家人)의 ‘가(家)’자
를 갖다 쓰면 국가(國家)가 된다. 모든 집안들이 잘 다스려진다면 국가가 잘 다스려
지고, 그렇게 되면 온 세상이 살기 좋은 태평성대가 되는 것이다.[제가(齊家)⇒치국(治
國)⇒평천하(平天下)]
가인괘(䷱)의 여섯 효를 분류해 보면 3대가 함께 모여 사는 대가족이다. 손자(초효),
어머니(이효), 남⋅여자의 동생(삼효), 남⋅여자의 형(사효), 아버지(오효), 할아버지(상효)
로 볼 수 있으며, 또 상⋅하괘로 양분해보면 아래 세 효는 여자들, 위의 세 효는 남
자들로 구분할 수 있다.
이렇게 가인괘는 ‘가족 구성원의 역할’ 혹은 ‘집안의 도[家道]’을 설명하고 있다.
참고로 64괘 중 괘명에 ‘사람 인
(人)’자가 들어가는 괘는 상⋅하경에
각각 하나씩 두 괘 밖에 없다. 상경
에 ‘같이 하는(同) 사람들(人)’이란 뜻
의 ‘천화동인괘(天火同人卦, 13번째)’와
하경에 ‘가족[家人]’을 의미하는 ‘풍화
가인괘(風火家人卦, 37번째)’가 바로 그
것이다. 즉 하늘의 도[天道]를 뜻하는
상경에서는 하늘의 뜻에 따르는 사
람들의 모임이 천화동인괘이며, 사
람의 도[人道]를 나타내는 하경에서는
인륜으로 맺어진 피붙이 가족을 나
타내는 풍화가인괘이다.
참고로 『주역』에 정통한 한장경(韓
長庚) 선생은 “동인(同人)은 세계 인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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