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대한사랑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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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5
만, 가인괘의 방점은 여성에게 있다. 집안에서 여자가 바르게 처신해야 이롭다고 한
다.
집안의 여자는 할머니, 어머니, 며느리 혹은 딸이 있지만, 가인괘에서는 하괘인 불
괘(☲)에서 가운데[中]하고 바른[正]자리에 있는 ‘육이(부인, 혹은 며느리)’에게 초점이 맞
추어져 있다. 즉 한 집안이 잘되고 못 되는 것이 여자, 특히 ‘부인’에게 좌우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자가 갖추어야 할 덕성으로 처신을 곧게 해야 한다는 ‘바름[貞]’을 강
조하고 있다. 또 육이가 가운데서 바른 자리에 있듯이, 집안의 안주인은 따뜻하게
포용할 수 있는 부덕(婦德)을 갖추어야 한다.
풍화가인괘의 괘상을 보면 상·하괘가 모두 여성괘, 즉 상괘는 장녀[손괘(巽卦), ☴],
하괘는 중녀[리괘(離卦), ☲]로 이루어져 집 안의 두 여인(시어머니와 며느리, 시누이와 올케)
간의 관계를 상징하고 있다.
그러므로 가인괘는 집안의 흥망과 가내 여인들의 화합이 ‘육이(부인, 며느리)’에게
있음을 보여준다. 옛날식으로 말하면 육이는 선령 제사 잘 모시고[奉祭祀], 손님 접대
잘하고[賓接客], 시부모 잘 섬기고[侍兩親], 남편 내조와 자식 교육을 잘 시키는 것[賢母
良妻]을 말한다. 이렇게 집안 살림과 가족들을 두루 잘 챙기니 그 집안은 잘 될 수밖
에 없는 것이다.
가인괘의 결론은 단전에 나오는 다음 구절이다.
父父子子兄兄弟弟夫夫婦婦而家道正하리니
아비는 아비답고, 자식은 자식답고, 형은 형답고, 동생은 동생답고,
남편은 남편답고, 아내는 아내다워야 집안의 도가 바르게 되리니
正家而天下 定矣리라
집안을 바르게 함에 천하가 안정되리라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고 가정의 평화가 곧 세계의 평화를
가져온다는 지극한 논리에 눈을 떴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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