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 - 대한사랑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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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과 역사



                     가정의 달과 풍화가인괘(風火家人卦)



                                         글. 한태일(한역연구소 소장)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5월 5일)과 어버이날(5월 8일) 그리고 부부의 날(5월
               21일)등 미래의 동량인 어린이를 올바르고 잘 자라도록 보살펴주고, 어버이의 은혜

               에 감사하고, 부부 간에 화합하여 온 가족이 화목한 가정을 꾸려가는 의미로 가족
               관련 기념일들이 모여 있다. 이 같은 가족과 가정을 뜻하는 괘가 『주역』「64괘」 중에

               는 ‘풍화가인괘(風火家人卦)’이다.



                 『주역』「64괘」는 상경(上經)과 하경(下經)으로 나눈다. 상경은 천도(天道)를, 하경은

               인사(人事)를 다룬다. 그래서 하경에서는 첫 번째 괘가 청춘 남녀가 만나는 택산함괘

               (澤山咸卦, 31번째)이고, 두 번째 괘가 결혼한다는 뇌풍항괘(雷風恒卦, 32번째)이며, 그리고
               손자까지 낳아 대가족을 이룬 풍화가인괘(37번째) 순서로 나온다.




                 풍화가인괘(䷤)는 위에는 바람(風, ☴)이 있고, 아래는 불(火, ☲)이 있는 괘로 ‘가족’
               이라는 뜻의 가인(家人)이다. 가인(家人)은 가정을 뜻하는 ‘가(家)’와 그 구성원을 뜻하

               는 ‘인(人)’으로 가족을 일컫는 말이다. 왜 ‘풍화(風火)’가 ‘가인(家人)’이 되느냐? 다른
               말로 ‘바람과 불이 왜 가족’이 되느냐? 하면 옛적부터 불[火]은 생존에 필요한 것으

               로 추위를 막고, 음식을 익히게 하는데, 이때 불을 피우고 지피는 데는 바람을 이용

               하며, 불씨를 꺼지지 않고 관리하여 가족의 생계를 꾸려가는 일은 여성들이 했기 때
               문에 불씨를 잘 관리하여 먹고 사는[風火]데는 집 안 여성[家人]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풍화가인괘에서 풍화(風火)의 순서를 뒤바꾼 화풍정괘(火風鼎卦, ䷱ )를 봐도

               이해할 수 있다. 화풍정괘는 아래 있는 나무[손목(巽木), ☴]에다 불[리화(離火), ☲]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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