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대한사랑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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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이 유독 그리워했던 스승인 운곡을 직접 만나지는 못하고 한양으로 돌아갔지만,
후일 운곡의 아들 원 형(泂)을 기천(基川: 지금의 경북 풍기) 현감으로 임명했다고 한다. 태종
이 아들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나서야 운곡은 백의(白衣)를 입고 서울로 와 태종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제자인 태종이 스승인 운곡에게 손자들을 소개하게 되는데, 그 중
한 명인 세조(수양대군)에게 “조부를 닮았는데, 부디 형제를 사랑해라.”라는 충고를 했다
고 한다. 후일 세조가 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찬탈할 수 있는 그런 기질임을 미리 알아
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몰년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 수 없으나, 조선 태종이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준 후
에 상왕이 되어서 스승이었던 운곡을 만나보았다는 것으로 보아 90여 세를 살았던 것
으로 보인다.
묘소는 원주시 치악산 기슭인 행구동 창의사옆 석경촌에 있으며 태종의 요청에 의해
무학대사가 잡아주었다고 한다. 선생의 묘역 내에는 봉분 앞에 묘비와 제사음식을 차
려 놓을 수 있는 상석(床石)이 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 신도비가 있다. 사후 1612년(광해
군 4년)에 강원도 원주의 호저면 산현리의 칠봉서원(七峯書院)에 배향되어 제향되고 있다.
(좌)창의사에 마련된 운곡 선생 영정 ⓒ운곡학회
(우)치악산 자락에 위치한 운곡의 묘소와 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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