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대한사랑 7월호
P. 65
2025. 7
운곡의 저서 및 작품
(가) 『운곡시사(耘谷詩史)』: 원천석의 시문들을 모은 문집으로 이 속에 시조 <회고가(懷古
歌)>가 나온다.
興亡(흥망)이 有數(유수)하니 滿月臺(만월대)도 秋草(추초)로다
五百年(오백년) 王業(왕업)이 牧笛(목적)에 붙였으니
夕陽(석양)에 지나는 客(객)이 눈물 겨워 하노라.
흥망에는 다 운수가 있는 것, 화려했던 고려의 궁터 만월대도 사람은 없고 가을 풀만이 우거져
있다. 오백 년 고려의 왕업이 이젠 목동의 피리 소리에나 담겨 불려지고 있으니, 석양에 이 곳을
지나는 객-작자 자신-으로 하여금 눈물을 흘리게 하는구나.
고려의 멸망을 탄식하는 이 <회고가>는 『청구영언』이나 『해동가요』 등의 시조집에도
실려서 유명하다. 그 문집에 실려 있는 시 중에는 회고가와 함께 고려의 쇠망을 애석하
게 여기는 몇 편의 시문이 전해오는데, 우왕과 창왕을 중 신돈(辛旽)의 자손이라 하여 폐
위시켜 서인을 만든 사실에 대한 〈왕부자이위신돈자손폐위서인 (王父子以爲辛旽子孫廢位庶
人)〉이라는 시는 만일 왕씨(王氏)의 혈통으로 참과 거짓이 문제된다면 왜 일찍부터 분간
하지 않았던가고 힐문하면서 저 하늘의 감계(鑑戒)가 밝게 비추리라고 말했다고 전해진
다.(허목, 『기언』 권18)
시집은 그가 20세 되던 해에 고려 충숙왕 3년부터 조선 태조 3년까지 약 44년간 읊
었던 시를 편년으로 배열하여 3권 2책으로 만든 것이 원형으로서 후에 운곡의 후손이
다시 5권 3책으로 재편해 운곡의 시는 총 1140수에 이른다.
(나) 『화해사전』: 역동 우탁(1262-1342, 고려말의 학자로서 성리학에 조예가 깊음)의 제자로 포은
정몽주를 비롯한 이색 등 고려 말의 여러 유학자의 스승인 신현의 문적(서적)이 강제로
소각당하는 화를 당하자 포은은 신현의 사적을 수집하여 밤중에 치악산에 은거하는
운곡에게 보내 비장해줄 것을 부탁하였다. 이에 운곡이 복애거사 범장 범세동과 더불
어 포은에게 보낸 자료와 기타 수집한 신현의 사적을 편집하여 『화해전서』를 공동 저
술하게 된다. 이 책은 중국(원, 명)과 고려의 빈사(賓師: 황제의 스승)로 명성을 남긴 신현 선
생의 학문과 사상을 범장과 운곡 선생이 공동으로 집필하여 집대성한 책이다. 고려 말
6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