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대한사랑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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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군(西都原古墳群, 사이토바루코훈군)에 비견될 정도로 많은 고분이 발견되었으나, 일반적

            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이미 지금까지 기사를 읽어온 독자라면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굳이 언급하자면, 이 지역의 모든 유물들이 일본의

            초기 역사가 한반도에서 넘어온 사람들에 의해 시작되었음을 증명하기 때문인데, 아무

            리 증거를 지우려 해도 반드시 그 흔적은 남게 되기 마련이다. 그러한 흔적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코무노사키(카네노사키)와 같은 지명인데, 지명이란 이 땅에 살아온 사람들의

            역사 그 자체이기 때문에 지명을 아예 지우기란 쉽지 않다. 이 지역의 경우에도 카네노
            사키 이외에 한반도와 연관된 지명을 여럿 찾아볼 수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

            로 고대 사회의 고속도로인 물길, 즉 강의 이름이다. 이 지역의 중심강 이름이 원가강(遠

            賀川, 온가가와)인데, 일본어의 이름이 원가강의 일본어식 발음인 ‘엔가가와’가 아닌, ‘온가
            가와’라고 하는 점에서 이 이름의 출처가 한국어임을 알 수 있다. 한국어의 ‘원’이라는

            발음이 ‘언’으로 불리면서, ‘온(オン)’으로 표기되어 지금에 이른 것이다.



            종상씨족의 가문을 살필 수 있는 세 번째 궁, 변진궁

              마지막으로 세 번째 궁인 변진궁(辺津宮, 헤쓰구
            우)을 보도록 하자.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변진궁은 일반인들이 가장 접근하기 쉬운 곳이

            라는 이유도 있고 하여 가장 '일본화'가 진행된
            곳이다. 따라서 가장 거대하고 웅장하게 지어져

            있는데, 여기에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바

            로 종상씨족의 가문(家紋)이다. 종상씨족의 가문
            은 바로 졸참나무와 국화가 합쳐져 있는데, 국화                    종상씨족을 상징하는 졸참나무 문양. 세 개의
                                                          도토리가 전체적으로는 다섯 개 존재하는데
            는 잘 알려져 있듯이 일본의 왕실을 상징하고, 졸
                                                          그 중 세 개가 삼신기에 올려져 있다.
            참나무는 종상씨족을 상징하는 종상대사의 신목

            (神木)이다. 졸참나무는 일본에서 ‘나라’라고 불리고 있는데 고대에 귀중한 식량 중 하나

            였던 도토리를 생산하는 나무를 ‘나라’라고 부른 점 또한 의미심장하지 않을 수 없다.
            종상씨의 가문에는 이 도토리를 삼신을 뜻하는 세 갈래의 촛대 같은 그릇 위에 올려놓

            고, 전체적으로는 모두 5개의 도토리를 그려놨는데 이는 삼신과 함께, 동서남북중앙
            다섯 방위의 신성한 성령을 모시던 삼신오제사상을 기반으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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