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대한사랑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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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인 스잔오존(素戔嗚尊, 스사노오노 미코토)의 서약을 통해 태어난 세 여신이라고 전해진다.
이 세 여신은 경경저존(瓊瓊杵尊, 니니기노 미코토)이 일본 대륙을 개척하러 왔을 때, 길을 안
내한 신으로 “도주귀(道主貴, 미치누시노 무치)”라고도 불린다. 일본의 신화에서 하늘에서
내려올 때 안내했다고 하지만 우리는 하늘과 바다가 같은 ‘아마’라는 것을 앞에서 살펴
보았으므로 여기서 말하는 ‘하늘’이 실은 ‘바다’라는 점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즉, 하
늘에서 내려오는 길을 안내해 주었다는 것은 한반도에서 구주(九州, 큐우슈우)로 넘어오는
길을 인도해 주었다는 뜻인 것이다. 고대의 한반도에서 구주로 넘어오는 바닷길은 대
한해협과 현해탄을 넘어야 하는 매우 험난한 항로였다. 이런 험한 항로를 아무 사고 없
이 왔다 갔다 할 수 있게 해 주는 안내자들이 있다면 당연히 귀한 대접을 받지 않았겠
는가? 일본에 수많은 신들이 있으나 귀할 귀(貴)라는 한자가 이름에 들어가는 신이 단
세 신밖에 없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도주귀’라고도 불렸던 이 신이 일본 역사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종상가의 가문(家紋)을 보면 일
본 황실을 뜻하는 국화 문양과 가문의 상징을 뜻하는 졸참나무가 겹쳐져 있는데, 황실
을 상징하는 문양이 가문에 들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집안이 얼마나 귀한 대접을
받은 가문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종상대사의 세 여신은 한반도에서 구주로 넘어오는 해상 도로의 요충지 세 곳에 나
뉘어 모셔지고 있는데, 우리는 여기서 종상대사의 형태가 마치 전에 살펴보았던 히코산
신궁(英彦山神宮)과 비슷하다는 점을 눈
치챌 수 있다. 세 궁에 다른 세 신을
모시며 전체로는 하나의 신사로 총칭
하는 모습이 지난 호에 언급한 삼신
일체사상(三神一體思想)을 그대로 형상
화시켜 놓은 것 같지 않은가. 이 점만
보아도 우리는 종상대사를 모신 씨족
의 뿌리를 짐작할 수 있다.
종상씨족의 가문(家紋)은 앞이 국화(우)이고 뒤가 졸참나무(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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