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대한사랑 14호(20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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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아틸라의 시대로부터 천년 이상이                  추정되는데, 훈족의 무덤에서 흔히 발
             지난 1653년 벨기에 국경 근처 도시                 굴되는 장식품들과 마구들이 그의 무

             투르네에서 프랑크족 왕의 무덤이 발                   덤에서 대거 출토되었다. 특히 벌과 매
             견되었다. 투르네는 아틸라 시대에 프                  미 모양의 브로치는 300개 이상 발견

             랑크족의 수도였다. 발굴된 무덤은 킬                  되었다. 브로치의 몸체는 금으로 되어
             데릭(440-481) 왕의 무덤이었는데, 그              있고 양 날개 부분은 금 윤곽선 안에

             이름이 새겨진 반지로 인해 무덤의 주                  보석을 끼워 넣는 ‘클르와존네’ 기법을
             인을 알 수 있었다. 한 연대기에 전해                 사용하였다. 이러한 부장품은 아틸라
             지는 바에 의하면, 그는 여자 문제로                  의 제후였던 킬데릭이 아틸라 왕으로

             프랑크 귀족들의 분노를 사서 오늘날                   부터 하사받은 선물일 가능성이 있다.
             의 동부 독일에 속하는 투링기아(튀링                    킬데릭은 훈제국 내에서 프랑크족

             겐)에서 8년간 망명생활을 하였다고                   을 관할하는 역할을 부여받은 사람이
             한다. 투링기아는 당시 훈족이 지배하                  아니었을까? 투르 주교인 그레고리우
             던 영역이다. 그가 투링기아에 망명하                  스의   프랑크족의 역사  에는 킬데릭

             였다는 것은 그가 아틸라의 도움을 받                  이 투링기아에 망명해 있는 동안 투링
             았음을 의미한다. 그는 분명 샬롱 전                  기아의 왕비 바시나와 친해졌는데, 킬

             투에서 아틸라 편에서 싸웠을 것으로                   데릭이 귀국할 때 그녀는 남편을 버리
                                                   고 킬데릭을 따라왔다고 한다. 바시나

                                                   가 킬데릭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 클로
                                                   비스다. 그는 갈리아 정복을 완수하여

                                                   오늘날의 프랑스 땅에 프랑크 왕국을
                                                   세운 사람으로서 프랑스인들은 이 클
                                                   로비스를 프랑스의 첫 왕국을 세운 프

                                                   랑스의 건국 시조로 여긴다. 중세 프랑
                                                   스 왕국의 기원에서 우리는 유럽에 들

                                                   어온 아시아 유목민 훈족의 자취를 찾
                                                   아볼 수 있다.
                 킬데릭 무덤에서 발견된 매미모양 황금 브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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