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 - 대한사랑_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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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4
최시흥 장군 순국을 추도하는 독립신문 기사
배 한 척 없이 떠돌며 헤매신 횟수는 또 얼마나 많았습니까? 전투에서 동지들이 적의 목을 베는
모습을 보고 웃으셨을 때도 있었겠고, 적의 총알에 동지들이 쓰러질 때 가슴 깊이 슬퍼하셨을
때도 있었을 것입니다.
장군이 이루고자 하셨던 큰 뜻은 중도에서 가로막혔습니다. 조국의 병사들조차 때때로 어긋난
행동으로 장군의 길을 막았고, 원수들의 독 같은 악행은 너무나도 강했습니다. 40년 평생, 하늘
에 닿을 정도로 깊은 원한을 가슴에 품으신 채, 형무소에서 순국하신 소식은 무엇 때문입니까?
장군이라는 큰 별이 사라진 이 소식은 얼마나 가슴 아픈 비보입니까?
장군의 육신은 이제 기성(의주) 땅 한 귀퉁이에 묻히시겠지만, 장군의 영혼은 여전히 패수(압록
강) 강 위를 떠돌며 조국의 하늘과 땅을 지켜보실 것입니다. 아, 이 모든 것은 씩씩했던 영웅의
불운입니까? 아니면 하늘이 정한 이치입니까?
장군이여, 인간의 삶은 비록 끝이 있고, 영혼과 육체는 이제 분리되어버렸지만, 장군의 영혼은
우리 한민족의 영혼이며, 우리의 육신은 장군이 피로 물들인 조국의 산과 강을 잇는 혈육입니
다. 부디 장군의 영혼이 조국의 땅과 강산을 떠나지 마시고, 살아 있는 동지들을 도와주시길 바
랍니다. 언젠가 우리의 강산에서 왜적이 모두 사라지고 조국이 완전히 독립하게 되는 날, 우리
는 장군을 위해 향 한 자루를 밝히며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하겠습니다.
- 당신의 동지들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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