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 - 대한사랑_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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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도릭 군대와 맞서 싸웠으나, 힘이 달리자 수                    로마 황제의 아래에 두었다. 공식적으로는 황

            도 라벤나를 비롯한 몇몇 도시에서 농성하는                      제의 대리인이었기 때문에 그는 서고트 왕이나
            전략을 택했다. 양측의 세력이 비등해서였던지                     프랑크 왕보다 더 우위에 있다고 주장하였다.

            공방전은 3년을 끌었다. 당시 서로마 제국의                     그의 나라는 독립된 나라가 아니라 로마 제국

            수도였던 라벤나는 강과 바다로 둘러싸여 있                      의 일부였기 때문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동로
            어 함락이 쉽지 않았다. 오랫동안 양측의 승부                    마 황제는 동고트 왕국을 지배할 힘이 없었다.

            가 나지 않자, 라벤나 주교가 나서 중재를 하                    그러나 세월이 흐르자 동고트 왕국은 왕가 내
            여 타협이 이루어졌다. 두 사람이 공동으로 이                    에서 내분이 벌어지게 되었다. 유스티니아누스

            탈리아를 통치한다는 파격적인 협정이었다. 그                     대제(재위 527-565)가 이를 기회로 삼아 이탈리

            러나 테오도릭은 그 약속을 배반하고 오도아                      아 원정에 나서서 결국은 동고트 왕국을 무너
            케르를 연회에 초대한 후 살해해버렸다. 오도                     뜨리게 되었다.(재위 540)

            아케르의 부인과 형 후눌프를 비롯한 오도아
            케르 집안사람들이 모두 죽임을 당하였다. 동                      오도아케르가 이탈리아로 데려온 스키리족

            로마 제국의 역사가 프로코피우스에 의하면,                      사람들은 오도아케르 사후 어떻게 되었을까?

            오도아케르가 자신의 부하들에게 나눠줬던 땅                      오도아케르의 부친 에데코는 훈족 출신으로서
            들은 모두 고트족의 차지가 되었다고 한다. 테                    아틸라 왕이 죽은 직후 스키리족의 왕이 되었

            오도릭은 오도아케르의 뒤를 이어 ‘이탈리아의                     는데, 오도아케르는 그와 스키리족 여인 사이

            왕’이 되었다. 그 두 세대 전에 서고트족에 의                   에서 태어난 아들이었다. 그가 이탈리아로 데
            해 갈리아 서남부에는 이미 서고트족의 왕국이                     려온 스키리족 병사들의 적지 않은 수가 오도

            세워졌고, 십여 년 전에는 갈리아 북부에 프랑                    아케르가 살해당한 날 함께 희생되었겠지만,

            크족의 왕국이 세워졌던 것처럼 이탈리아도 이                     대다수는 피신하였을 것이다. 일부 학자들은
            제 만족의 왕국 즉 동고트족의 나라가 되었다.                    스키리족이 알프스 산맥 너머 독일 지역으로

            테오도릭은 동로마제국의 황제가 직접 이탈리                      피신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렇게 북쪽으로 도
            아로 와서 통치하기 전까지 황제를 대신하여                      주한 스키리족이 중세 바이에른족이 되었다는

            통치한다고 자신의 지위를 오도아케르처럼 동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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