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대한사랑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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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구르 제국

                        위구르는 톤유쿠크 비문에 나오는 오구즈 투르크 연맹의 한 부족으로, 카를룩 및 바
                       스밀과 연합하여 740년 제2돌궐제국을 무너뜨렸다. 세 부족 가운데 처음에는 바스밀

                       이 주도권을 잡았으나, 위구르와 카를룩이 곧 바스밀의 칸을 축출했고, 얼마 후 위구르

                       는 카를룩마저 서쪽으로 몰아내며 몽골 초원의 패권을 장악하였다. 그 중심인물은 쿠
                       틀룩 빌게 퀼 카간(재위 742-747)이었다. 그 뒤를 이은 아들 바얀 초르(재위 747-759)는 여

                       러 투르크 부족은 물론 거란까지 굴복시켜 제국의 기반을 튼튼히 다졌다.

                        751년, 당나라 고선지 장군이 이끄는 군대는 텐산산맥 서쪽 탈라스 전투에서 아랍
                       군에게 패배하였다. 당나라가 서역에서 패배한 틈을 타 위구르는 남쪽의 타림분지 일

                       대를 장악하여 오아시스 도시들을 지배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수년 뒤인 755년, 당나

                       라에서는 안록산의 난이 일어났다. 안록산은 오늘날의 북경 지역을 장악하고 당나라의
                       수도인 장안을 공격하였다. 위기에 처한 당은 위구르에 사절을 파견하여 군사적 지원

                       을 요청하였다. 바얀 초르 카간은 4만의 병력을 파견하여 반란군을 제압하고 당나라를
                       구원하였다. 그 대가로 당은 많은 물자를 위구르에 넘겨야 했고, 왕실의 공주도 카간에

                       게 보냈다. 위구르는 이처럼 당나라와의 관계를 통해 자신들의 권세를 과시했고, 엄청

                       나게 비싼 값으로 말을 팔고 비단을 받아오는 견마무역으로 큰 부를 축적하였다.
                        이러한 무역 활동은 소그드인들이 주도하였다. 소그드인들은 이란계통의 족속으로

                       오아시스 도시들을 중심으로 상업 활동을 하였는데, 당나라에도 많이 정착하였다. 이
                       들은 아람어에서 파생된 자신들의 문자를 갖고 있었으며 그러한 문자문화를 바탕으로

                       유목제국인 위구르 카간국에서 행정요원으로도 활약하였다.

                        위구르인들은 유목민으로서는 특이하게도 도시를 세워 정착 생활을 하기도 하였다.
                       몽골초원의 바이발리크와 카라발가순 등이 그런 도시들이다. 셀렝게 강 북쪽에 위치한

                       바이발리크는 한 변이 235m인 정사각형 모양의 성으로 주변에는 소그드 상인들과 중

                       국 상인들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두 개의 성이 있었다. 카라발가순은 중국 사
                       료에는 ‘회골선우성(回鶻單于城)’이라고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위구르 지배층의 성

                       으로 사용된 것 같다. 성벽의 높이는 바이발리크 성과 비슷한 7m 정도였다. 위구르 제

                       국의 수도 역할을 한 이 도성 남쪽에는 수 킬로미터에 걸쳐 시가지가 펼쳐져 있었으며
                       또 근처에는 상당히 넓은 농경지도 있었다. 이처럼 위구르 제국은 다른 유목 국가들과

                       달리 정착해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나라로 변해갔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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