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 - 대한사랑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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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중국 사서에 서주회골(西州回鶻, 850-1209)로 등장하는 이 위구르 집단은 텐산산맥 남

                       북에 걸쳐 있었기 때문에 ‘텐산위구르’라고도 불린다. 텐산위구르의 카간은 겨울은 투
                       르판 근처의 고창에서, 여름에는 북쪽의 베슈발리크에서 보냈다. 베슈발리크는 당나라

                       때 북정도호부(北庭都護府)가 있던 곳으로, 주변에는 초원지대가 펼쳐져 있었다. 오늘날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짐사르현에 북정도호부의 성을 비롯하여 옛 성터들이 있는데, 베
                       슈발리크는 위구르어로 ‘다섯 성’이라는 뜻이라 한다.

                        투르판 근처에 정착한 위구르인들은 유목생활을 버리고 그곳의 비옥한 땅에서 오아
                       시스 농업에 종사하였다. 유목민에서 농민으로 전환한 이들의 후손은 오늘날에도 텐산

                       산맥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지하수로로 끌어들여 생산성 높은 관개농업으로 명성을 떨

                       치고 있다.
                        현재 타림분지의 위구르인들은 대부분 이슬람교(회교)를 신봉하지만, 위구르 제국 시

                       대 위구르인들은 다양한 종교를 받아들였다. 페르시아에서 전해진 마니교는 후일 중국
                       에서는 광명을 지향한다고 하여 명교(明敎)로 불렸는데, 페르시아에서 극심한 탄압을 받

                       았던 것과는 달리 위구르 왕실의 보호를 받았다. 예전에 페르시아의 국교였던 배화교,

                       즉 조로아스터교도 자리잡았고, 기독교 신자들도 있었다. 기독교는 시리아에서 전해진
                       네스토리우스파로, 당나라 시대 중국에 전파되어 ‘경교(景敎)’라고 불렸다. 텐산지역에

                       정착하였던 위구르인들은 이곳에 뿌리내려 있던 불교도 받아들여 불교의 몇 가지 경전

                       도 위구르어로 번역하였다. 위구르인들 사이에는 투르크인들이 예전부터 가졌던 천신
                       신앙 즉 텐그리 신앙도 널리 퍼져 있었다. 위구르인들이 오늘날처럼 이슬람교도가 된

                       것은 14세기 텐산위구르가 칭기스칸의 몽골제국 계승국인 차가타이 한국의 지배를 받

                       게 되면서부터이다.
                        텐산위구르는 실크로드상에 위치해 있었기에 국가정책적으로 무역을 장려하였다.

                       카간이 직접 대상(隊商)을 조직하기도 했으며, 카간이 중국에 보낸 물품에는 중앙아시아
                       와 초원은 말할 것도 없고 티베트와 인도의 제품까지 포함되어, 당시 교역망의 폭이 매

                       우 넓었음을 알 수 있다.

                        칭기스칸의 몽골 지배하에 들어간 후 위구르인들은 예전 소그드인들이 위구르제국
                       에서 그러했듯이, 몽골제국에서 관료로서 활약하였다. 위구르인들이 자신들의 문자를

                       갖고 있었고 문자생활에 익숙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몽골제국은 위구르 문자에서
                      영향을 받아 몽골문자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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