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대한사랑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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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유족민족사(8)
유목민이 세운 나라, 와
글. 김현일(상생문화연구소 연구실장)
현재 유럽에는 바티칸을 포함하여 모두 47 은 이 나라를 ‘대불가리아’라고 불렀다. 9세기
개 나라가 있다. 아시아의 48개와 비슷한 숫자 초에 편찬된 비잔틴 제국의 수도사 테오파네
이다. 아시아에는 몽골과 카자흐스탄처럼 초원 스의 《연대기》에는 쿠브라트가 ‘오노구르 불가
지대에 자리 잡은 나라가 여럿 있는데, 이들 나 르와 쿠트리구르의 우두머리’라고 기록되어 있
라의 주민들 중에는 여전히 유목 생활을 하는 다. 여기서 ‘오노구르’는 10개의 오구르(오구즈)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유럽에도 유목민이 세 부족을 뜻한다. 그래서 여러 학자들은 ‘오노구
운 나라가 있다. 바로 불가리아와 헝가리이다. 르 불가르’가 특정 부족이 아니라 오구르 부족
물론 몽골과 중앙아시아 국가들과는 달리 이 들의 연합을 의미한다고 본다. 불가르족이라
두 나라에는 현재 유목민이 거의 없다. 그래도 는 어떤 민족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해석이
한때 유목민이었던 자신들의 조상에 대한 기억 다. 또한 쿠트리구르는 훈족에 속한 한 부족이
을 간직하고 있고, 이러한 기억이 국민 정체성 었으므로 결국 쿠브라트는 투르크계 오구즈인
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 들과 훈족으로 이루어진 유목민 세력의 우두머
럼 유럽에도 유목민이 세운 나라가 존재한다는 리였던 것이다.
사실만으로도 유목민족들이 역사에서 얼마나 쿠브라트 사후에 대불가리아는 또 다른 투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이번 달에는 르크계 나라인 카자르에 의해 멸망하였다. 이
이 두 나라를 세운 사람들과 그 건국 과정을 후 쿠브라트의 아들들은 각기 무리를 이끌고
간략히 소개하려고 한다. 여러 지역으로 흩어졌다. 그 가운데 3남인 아
스파루크가 이끈 무리가 다뉴브강 하구 델타
불가리아 지역에 정착하였으며, 바로 이로부터 중세 불
불가리아라는 나라 이름은 이 나라를 세운 가리아 왕국이 태동하였다. 이 부분은 지난 6
불가르족에서 유래했다. 630년대 중반 쿠브라 월호 <슬라브족의 지배자 아바르> 편에서 언급
트라는 인물이 불가르족을 이끌고 아바르 제 한 바 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아스파루크 집단
국에서 독립하여 나라를 세웠는데, 그리스인들 이 어떻게 세력을 키워서 하나의 국가로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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